은행 떠난 퇴직연금, 증권사로 몰렸다…미래에셋 독주 속 삼성증권 2위 도약

시간 입력 2026-01-22 07:00:00 시간 수정 2026-01-21 17: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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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 ‘저축’보다 ‘투자’로…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27% 증가
삼성증권, 적립금 규모 4위→2위…DC형 수익률 1위에 적립금 56%↑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 39조…DC형은 전 업권 1위 달성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이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부문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적립금 2위로 올라서며 존재감을 키웠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증권사 14곳의 퇴직연금 적립금(DB·DC·IRP 합산)은 131조5026억원으로, 전년 동기(103조9257억원) 대비 26.54%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의 증가율(15.41%)보다 11.13%포인트, 보험업계(7.2%)보다 19.34%포인트 높은 수치다.

실물이전제도 도입 이후 퇴직연금 자금이 은행권에서 증권업계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퇴직연금의 ‘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퇴직연금은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리츠(REITs) 등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아 증시 상승 국면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 퇴직연금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8조985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1945억원) 대비 30.5% 증가했다. 확정급여형(DB)은 소폭 감소했지만,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크게 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2024년 4분기 기준 전 업권에서 4위에 머물렀던 DC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DC 퇴직연금 적립금은 16조2903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8745억원) 대비 37.19%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뒤를 잇는 증권사 간 2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1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3857억원) 대비 36.86% 늘었다. 이에 2024년 4분기 기준 4위였던 삼성증권은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전 업권 기준으로는 9위를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에 안착했다.

그 뒤로 △3위 한국투자증권 20조7488억원 △4위 현대차증권 19조1904억원 △5위 NH투자증권 10조223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2024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2위였던 현대차증권은 4위로 내려앉았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3위와 5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증권의 약진 배경에는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의 DC 원리금비보장 상품(3년 기준) 수익률은 지난해 3분기 13.77%, 4분기 21.02%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적립금 3조원 이상 전 사업자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증권의 DC 적립금은 7조7197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545억원) 대비 55.81% 증가했다. 이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IRP 수익률도 18.68%로 증권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적립금 규모 역시 7조7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6%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금 투자 툴을 제공하면서 투자자들이 직접 선택해 주신 결과”라며 “은행권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 역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증권사로 유입되는 퇴직연금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투자자 니즈에 맞춘 퇴직연금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ETF 투자 수요에 대응해 지난해 7월 ‘퇴직연금 ETF 모으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업계 최초로 전담 연금센터를 신설하고 서울·수원·대구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같은 해 4월에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IRP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퇴직연금 로보일임’ 서비스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장내채권 직접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퇴직연금 전문 컨설팅 서비스인 ‘한투 퇴직 마스터’도 선보였다. 같은 해 4월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운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2024년에는 업권 최초로 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까지 확대 적용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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