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BMW 차세대 전기차에 ‘엑시노스 오토 V720’ 공급
차세대 모델에도 엑시노스 오토 칩셋 공급…상호 협력 강화
독일 완성차 고객사 확보…“車 반도체 공급망 진입 기회 확대”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미국 테슬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독일 완성차 업체 BMW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하며 전장 사업 가속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경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최근 ‘엑시노스 오토 V720’을 BMW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뉴 iX3’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자체 설계한 IVI(차량용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다. 실시간 운행 정보, 고화질 멀티미디어, 고사양 게임 등을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뉴 iX3는 올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뉴 iX3를 시작으로 향후 BMW의 차세대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모델에도 엑시노스 오토 칩셋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iX7 시리즈에는 5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 최신 ‘엑시노스 오토 V920’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의 최신 전장용 CPU(중앙처리장치) 10개가 탑재된 데카코어 프로세서로, 기존 제품 대비 CPU 성능은 약 1.7배,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은 최대 2배, AI 연산 성능은 2.7배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독일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 계약을 수주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분야 대비 기술 난이도가 높고, 차량 환경에 특화된 고신뢰·고내구성이 요구된다”며 “신규 수주 확보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완성차 업체 공급망 진입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V920.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 공급 확대로 적자를 지속 중인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비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주요 고객사로부터 연이어 수주한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7월 테슬라로부터 165억달러(약 22조8000억원)규모 AI(인공지능) 칩 ‘AI6’ 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파운드리 분야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전장 사업은 이 회장이 직접 파트너십 강화에 공을 들일 만큼 전사적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완성차 업체 수장들과 만나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세일즈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본사와 샤오미의 베이징 공장을 방문하며 전장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 이 회장은 올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후, 전장 사업 육성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올 11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초청해 삼성SDI와 하만 등 관계사 경영진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달 미국 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미래 협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장 역량 강화를 위한 대형 인수합병(M&A)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을 통해 독일 대표 부품 기업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업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 후 8년 만에 진행된 전장 사업 분야 M&A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하만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 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빠르게 전환되는 자동차 트랜드를 선도할 역량을 확보할 토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하만을 2030년 매출 20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 및 오디오 1등 업체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한 상태다.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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