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⑰ 침체 빠진 가상자산 시장…거래소 실적 ‘경고등’ 속 빗썸 상장 시험대

시간 입력 2025-12-30 14:26:43 시간 수정 2025-12-30 14: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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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결국 9만달러 밑으로…“7만달러까지 내려갈 것” 비관론도
거래수수료 의존도 높은 가상자산 거래소 수익성 타격 불가피
2단계 가상자산법 발의 앞둬…현물 ETF 관련법안 통과는 결국 해 넘겨

올 3분기까지 비교적 호조를 보이던 가상자산 시장이 4분기에 들어 뚜렷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이러한 조정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 역시 내년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 온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범위 확대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논의 역시 금융당국과의 이견 속에 본격적인 법제화가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상반기에는 빗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상장이 성사될 경우 투자자들은 빗썸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가상자산 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 내년도 가상자산 시장 전망도 ‘흐림’…거래소 실적 타격 불가피

가상자산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15일 오전 9만 달러 선을 내주며 하락했다. 같은 날 오후 기준으로는 8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시장에서 9만 달러는 대표적인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침체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가격이 해외 시세를 웃도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년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상자산 수탁업체 헥스 트러스트(Hex Trust)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경우 7만 달러 초반, 혹은 일시적으로 그 이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톰 리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7만7000달러 수준까지 조정을 받은 뒤 내년 1~2월에는 15만~20만 달러까지 반등할 수 있다”며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뚜렷한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들의 수익 구조가 사실상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시장 거래량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두나무의 영업이익은 2353억원, 빗썸은 7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4.4%, 771.1% 급증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형 거래소에 비해 중소형 거래소의 부담은 더욱 클 전망이다. 코인원은 지난해 1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고팍스(스트리미) 역시 29억원의 적자를 냈다. 코인원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경우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 앞둬…현물 ETF 법제화는 결국 ‘해 넘겨’

내년부터는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가상자산법)’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제도 정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달 중 2단계 가상자산법 정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에 이달 10일까지 정부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금융위는 해당 기한 내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통합 법안은 늦어도 내년 1월 발의를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2단계 가상자산법에는 △영업행위 규제 △인가·등록 요건 △건전성 및 자본 규제 △가상자산 상장 및 공시 기준 △감독·제재 체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1단계 가상자산법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자율규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자율규제 체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2단계 입법을 통해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감독·규제 체계로 진입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금융위와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기대를 모아온 가상자산 현물 ETF 법제화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정부 출범 당시 공약과 달리 제도화는 결국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 빗썸, 내년 상반기 첫 상장 도전…업계 전반에 파장 예고

한편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2위인 빗썸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이 성사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첫 상장 사례가 된다.

빗썸은 올해 상장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신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빗썸에이’를 분할하는 등 지배구조와 사업 구조 정비에도 나섰다.

빗썸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주식 투자자들은 빗썸 주식을 통해 가상자산 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빗썸을 ETF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가상자산 관련 ETF를 운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가상자산 기업의 국내 상장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과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정책에서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는 점, 시장 침체로 인해 빗썸의 수익성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은 상장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금융당국과의 갈등 역시 부담 요인이다. 빗썸이 출시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렌딩 플러스’를 두고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 신용공여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대여 한도를 초과했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지만, 빗썸은 해당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이 여파로 지난 9월 열린 금융감독원의 가상자산 거래소 CEO 간담회에서 빗썸은 주요 거래소 가운데 유일하게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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