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부문 각 사업부, 16~17일 이틀 간 개별 회의
스마트폰·TV·가전 등 AI 기능 고도화 방안 모색
AI 폰 ‘갤S26’ 지역별 출시 계획·판매 전략 논의
DS 부문, 18일 AI 반도체 경쟁력 제고 대책 마련
엔비디아·구글 등 AI 칩 맞춤형 HBM 전략 발굴
2나노 공정 파운드리 양산 안정화 방안도 협의
이재용, 내년 초 사장단과 만찬…AI 비전 점검

삼성전자가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 삼성’ 재건을 보필할 정예군 체제를 완비한 삼성은 2026년 새해, 주력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고환율·고금리 등 경영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삼성은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차세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필승 전략에 승부를 건다는 모습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간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통상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연다. 회의에 참석한 주요 경영진 및 해외 법인장들은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매년 12월 열리는 회의는 이듬해 연간 실적 목표와 경영 계획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여서 더 유의미하다. 이에 이번 전략 회의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이번 회의의 주요 현안은 단연 AI다. 현재 삼성전자는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 전환을 전사적으로 추진 중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내년도 최대 핵심 화두는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 10월 31일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부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AI는 이미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그 변화를 뒤따르는 기업이 아니라 AI 혁신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고유의 기술력과 AI 역량을 본격 융합할 것이다”며 “AI를 적극 활용해 고객들의 니즈와 관련 생태계를 혁신하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도약하자”고 덧붙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전략 회의는 각 사업 부문별로 진행된다. 전 부회장과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사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결과를 보고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전략 회의의 포문은 DX 부문이 연다. DX 부문은 이달 16~17일 이틀 간 사업부별로 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 사장과 주요 경영진들은 스마트폰과 TV, 생활 가전 등 주요 제품군의 AI 기능 고도화와 글로벌 판매 전략을 중점 논의할 전망이다. AI를 활용한 고객 경험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 등도 함께 살핀다.
특히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내년 초 선보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6’ 시리즈의 지역별 출시 계획과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DS 부문은 18일 회의를 개최하고, 올 하반기 영업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내년 AI 반도체 전략 등을 집중 토론할 계획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메모리사업부는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에 AI 핵심 메모리인 HBM 주도권을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 메모리는 HBM4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4에 대한 자체 성능 테스트(PRA)를 완료하고,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PRA는 제품 출하 직전 단계로, 이를 완료했다는 것은 수율과 성능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삼성은 업계 최초로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도입했다. 가장 미세화된 1c 기술은 메모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선행 기술로, HPC와 AI 반도체의 진보에 있어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핵심 기술이 적용된 HBM4 샘플은 고객사에 전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는 고객사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대로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며 “1c 기반 HBM4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밝혔다. 고객사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엔비디아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HBM4 시대가 본격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HBM4를 최초로 탑재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루빈’ 맞춤형 AI 메모리를 양산·공급한다면 삼성전자의 전 세계 HBM 시장 내 위상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4 출하 준비를 마치고, 엔비디아의 승인과 주문만을 기다리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판한 구글도 삼성 메모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TPU(텐서처리자치)에 HBM이 장착되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 TPU 공급망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는 내년 TPU 맞춤형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2600’ 판매 확대 전략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독주해 온 2억화소 이미지 센서 시장에 소니, 옴니비전 등 경쟁사가 진입하면서 기술·수율·AI 연산 최적화 등 선두 주자 수성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는 2나노 공정 양산 안정화가 최대 과제다.
삼성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대만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1.0%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반면 세계 2위라는 위상이 무색하게도, 삼성전자는 6.8%에 불과했다.
TSMC를 따라 잡겠다고 공언해 온 삼성이 무려 10분의 1에 불과한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은 사실상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이에 삼성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2나노 선단 공정의 수율을 조속히 끌어올려 안정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DS 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들은 내년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전 사업 로드맵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논의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공급 받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장의 활용 방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앞서 올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기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에 AI 칩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5만개를 공급키로 한 바 있다. 삼성은 해당 GPU를 활용해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해 AI 기반 제조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엔비디아 ‘H200’ 수출 허용 등 미·중 관계 개선 국면도 삼성 반도체 전략에 필수로 반영해야 할 이슈다. 중국 반도체 시장이 다시 열릴 경우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수뇌부들은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번 전략 회의가 마무리되면 이 회장과 사장단이 만나 신년 사업 전략을 살피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 회장은 내년 초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사장단 만찬을 가진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을 비롯해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과 사장단들은 AI 등 내년 사업 전략을 중점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이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뉴 삼성 비전 실현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등의 주문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앞서 올 3월 이 회장은 삼성그룹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순차 진행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메시지를 내고,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경영진들을 질책한 바 있다. 이같은 이 회장의 메시지는 올 초 사장단 만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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