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증시 전망…“코스닥, 오래 저평가돼 있어…상승여력 높아”
“코스피 안정적 ‘5천피’ 유지하려면 기업들의 의미 있는 혁신 따라야”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상상인증권>
여의도의 겨울바람은 매서웠지만, 올해 증권가 객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꿈의 4000 포인트’를 넘어선 해. 모두가 환호할 때,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 10일, 여의도 전경이 한 눈에 보이는 상상인증권 사무실에서 백영찬 상상인증권 센터장을 만나 한국 증시의 미래를 물었다. 2001년 증권업계에 투신해 화학·에너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거쳐 리서치 수장이 되기까지, 20년 넘게 시장의 파고를 넘어온 ‘베테랑’의 표정은 담담했다.
1972년생인 백 센터장은 서강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으며, 2008년부터 SK증권으로 옮겨 애널리스트에 입문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KB증권에서 근무. 2022년부터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 중이다. 화학‧배터리 전문 애널리스트로 유명세를 떨쳤다.
◇ “한국 주식 너무 저평가돼 왔다…신정부 출범‧기업 실적으로 주식 견인”
백 센터장에게 ‘코스피 4천피’를 끌어올린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 동안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23~24년, 지난 2년간 국내 증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안 오르던 주식이었는데, 때마침 신정부가 들어오며 상법 개정을 필두로 한 주주 환원 가치, 즉 ‘밸류업’이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저평가받아 온 한국 증시가 새 정부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 주주 우선 정책과 맞물리며 밸류에이션이 많이 상승했다는 해석이었다. “기업의 가치는 이익과 밸류에이션인데, 그 동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너무 낮았죠.”
그는 여기에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이 받쳐주었음을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혁신, 조선과 방산의 수주 잭팟, 그리고 현대차의 사상 최대 이익까지. 백 센터장은 "비트코인이나 원유로 갈 돈들이 갈 곳을 잃고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며 유동성의 힘 또한 놓치지 않았다.
◇ 내년 코스피는 4150에서 4550까지…하지만 ‘상고하저’를 기억하라
그렇다면 이 파티는 내년에도 이어질까. 백 센터장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밴드는 4150~4550포인트. 여전히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는 내년 시장을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요약했다. 상반기에는 반도체와 바이오의 수주 소식에 힘입어 상승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5000피’ 시대도 가능할까. 백 센터장의 견해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진단이다. “5000포인트를 한 번 터치하는 정도가 아니라 꾸준히 4750~5250포인트 정도로 나와야 ‘5천피 시대’로 볼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의 태양광, AI, 우주항공, 로봇 등의 경쟁력을 좀 더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신규 성장동력 기업들에서 좀 더 의미있는 이노베이션(혁신)이 나와야 하고, 정책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시장은 어떨까. 과연 ‘천(1000)스닥’은 가능할 것인가. 백 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은 다른 의미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고, 좋은 기업들은 오히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했다.
“그러나 상법 개정안과 정부의 주주 환원 정책이 코스닥 시장에 좀 더 영향을 줄 것”이라며 “
대표적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이나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 등이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는 일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했다.
올해는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였지만, 밸류에이션이 생기면 좀 더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백 센터장의 전망이었다.

상상인증권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 파크원 빌딩 전경. <사진=상상인증권>
◇ “미국 연준 기준금리 3.25%까지 내릴 것…한국금리 변수는 환율과 부동산”
내년 국내외 금리는 어떨까. 백 센터장은 내년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봤다. 최종적으로 기준금리는 3.25%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터뷰 다음날인 11일 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가 됐다)
“문제는 한국이죠.” 백 센터장은 국내 기준금리의 변수로 원-달러 환율과 부동산을 언급했다. “내년 상반기에 한 번 정도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변수는 원·달러 환율과 부동산”이라며 “부동산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버리면 물가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가스 및 모든 원자재를 수입하는 나리이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달러 환율의 안정화가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했다.
◇ “내년 투자자들, 배당소득 분리과세 주목해야…종목 옥석 가리기 시작될 것”
내년 주식 시장에 참여할 투자자들을 위한 백 센터장의 조언은 무엇일까. 그에게 투자자들이 내년 가장 주목해야 할 제도를 묻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꼽았다.
“과세는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련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변수고, 정부에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할 문제”라며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소각을 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이 올라 갈 수도 있다”고 백 센터장은 설명했다.
상법 개정안 또한 내년 지방선거 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봤다. “정부도 다른 현안이 마무리가 되면 내년 1분기 쯤 상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년도 유망한 섹터로는 △반도체 △전력기기 △바이오 △우주항공을 꼽았다. “전력기기는 단기 테마주가 아닙니다. 미국의 전력 공급은 매년 구조적으로 모자라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에어컨 수요가 확대되며 아시아 쪽도 전력 공급이 모자랄 것으로 봅니다. 바이오는 라이센스 아웃이 잘 돼 있고, 인공위성 관련된 기업들도 주목할 만합니다.”
현재 잠시 주춤한 증시 국면은 내년 상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축제’도 잠시, 하반기부터는 다시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장은 ‘상고하저’로 봅니다” 백 센터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위험·투자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 합니다. 내년 연말에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많이 오른 종목은 조금 내려갈 수도 있고, 안 오른 종목들은 오를 수도 있다. 종목과 업종에 대한 차별성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의 ‘무기’는…젊고 역동적인 진짜 ‘투자자’의 잠재력
화제를 돌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만의 강점을 물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증권가에서도 유명한 ‘젊고 빠른’ 조직이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소속 연구원 중 절반 이상이 1990~2000년대에 태어난 ‘엠지(MZ)세대’다. 통상의 리서치센터에서 RA(보조 연구원)이 정식 애널리스트로 데뷔하는 데까지 3~4년이 걸리는 데 비해, 상상인증권은 다소 빠른 2년 이하의 기간을 거친다. 타사 대비 빠르게 인재를 육성하는 방법에 대해 백 센터장은 “처음부터 사람을 잘 뽑는 것”을 강조했다.
“학벌은 안 보는 대신, ‘주식 동아리’ 등 실제 투자 경력을 봅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상대방이 주식 시장이나 채권 시장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백 센터장의 인재론(論)이다.
“짧은 RA 기간이 양날의 칼일 수 있지만, 그래도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게 하는 식의 육성도 가능합니다. 회식은 자주 하지 않지만 1대 1이나 2대 1로 만나서 선배 애널리스트로서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그의 노하우로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유가 하락과 환율 급상승을 선제적으로 예측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원자재팀에서 유가가 하락한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고 실제로 유가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작년 가을 ‘1500 환율에 대비하라’는 리포트를 낸 적이 있는데, 그 리포트를 보고 한 상장사 고위 관계자가 저에게 ‘그 때는 못 믿었는데, 지금은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영역의 애널리스트들이 함께 작성하는 ‘합종연횡’ 리포트도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의 자랑이다. 기업 분석과 매크로의 강점과 특징을 보완하는 ‘콜라보’ 리포트를 다수 발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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