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칩, 中 수출길 열렸다…HBM 독점, 삼성·SK 또 웃는다

시간 입력 2025-12-09 16:58:08 시간 수정 2025-12-09 16: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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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H200’ 대중 수출 허용
엔비디아, 중국 AI 칩 시장 지배력 강화
‘HBM 투톱’ 삼성·SK, 최대 수혜주 부상
삼성, 엔비디아 공급망 유력 파트너 주목

미국 엔비디아 보이저사옥. <사진=엔비디아>

중국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강력히 통제해 왔던 미국이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으로의 AI 반도체 수출길이 열리면서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

‘HBM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도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수출용 AI 칩 출하량이 급속히 늘면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SK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AI 칩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엔비디아가 중국 및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사에 H200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통보에 대해)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0 판매액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다”며 “해당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 상무부가 세부 사항을 마무리 중이다”며 “향후 AMD, 인텔, 그리고 다른 위대한 미국 기업들에도 적용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인 ‘블랙웰’과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은 수출 허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AI 시대 핵심 플랫폼인 H200의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서 글로벌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입지는 더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이미 전 세계 AI 칩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독점 수준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0일 2026 회계연도 3분기(올해 8~10월) 매출액이 570억600만달러(약 83조8786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50억8200만달러 대비 무려 62% 급등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영업익은 360억1000만달러(약 52조9851억원)로, 전년 동기 218억6900만달러 대비 65%나 폭등했다. 이같은 기세를 몰아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억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일각에서 AI 거품론과 관련된 얘기가 불거지고 있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미래가 보인다”며 “클라우드 기업들 사이에서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추세에 따라 2026 회계연도 4분기(올 11월~내년 1월) 매출 전망치는 650억달러(약 95조6800억원)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이같은 상황에서, H200의 대중 수출길 까지 열리면서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H200은 최신 블랙웰 기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AI 칩 ‘H20’보다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AI 훈련과 추론에 여전히 강력한 성능을 보인다.

엔비디아가 H200을 앞세워 중국 시장 지배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인 650억달러를 크게 뛰어 넘는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록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되는 AI 칩 가격의 2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지만,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영업이익률이 6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30~40%의 이익이 남는 셈이다.

미국이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반도체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 칩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핵심 AI 메모리인 HBM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큰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62%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17%를 기록했다. 이로써 K-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79%나 됐다. 

K-반도체 중에서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의 HBM은 내년 생산 물량까지 솔드아웃(완판) 됐다. 이에 엔비디아는 H200에 대한 중국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HBM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유력한 HBM 파트너로 주목 받고 있다. HBM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온 삼성은 최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수요가 공급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모든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HBM3E 양산 판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H200의 중국 수출 허용으로, 그 불똥이 K-반도체에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삼성·SK가 생산한 HBM이 중국에 반입된 후, 제재 대상 기업에서 사용되거나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는지 등을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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