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재건 속도 내는 이재용, 지배구조 안정화 순항…홍라희, 아들에 삼성물산 주식 전량 증여

시간 입력 2025-12-03 17:30:00 시간 수정 2025-12-03 17: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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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삼성물산 지분 1.05% 증여…이재용 지분 19.76%→20.82%
‘실질적 그룹 지주사’ 삼성물산 지분 증여, ‘이재용 체제’ 안정화 위한 셈
이재용 삼성전자 지분 1.67%…삼성전자 대한 직접 지배력 매우 취약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이어지는 지배구조 안정화 초점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증여한다. 비록 증여되는 지분은 1% 남짓이나,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이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증여로 경영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게 된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재도약시키기 위한 ‘뉴 삼성’ 비전 실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전량(180만8577주)을 이 회장에게 증여키로 했다.

이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난 2021년 4월 홍 명예관장에게 법적 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된 주식이다.

증여 주식을 지분율로 계산하면 1.05%다. 삼성물산 주가가 이날 종가 기준 24만55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여되는 주식 가치는 약 4440억원에 달한다.

단 증여일은 내년 1월 2일이다. 이에 실제 거래 단가와 거래 수량 등은 달라질 수 있다.

증여가 마무리되면 이 회장의 지분은 기존 19.76%에서 20.82%로 늘어난다. 대신 홍 명예관장의 지분은 0%가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오른쪽)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11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지호 신임 소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서는 홍 명예관장의 이번 증여가 삼성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그룹 내 지주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중심 축으로 삼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지분 5.05%를 갖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지분 8.6%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와 바이오 계열사들을 두루 거느리고 있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 지배구조의 꼭대기에는 이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홍 명예관장에게 증여 받은 지분을 포함해 총 20.82%의 삼성물산 지분을 소유한 이 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다.

이같은 연결고리를 통해 이 회장은 그룹 내 모체격인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이 사실상 그룹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상황에서, 홍 명예관장으로부터 지분 1%가량을 증여 받더라도 이 회장의 현 지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다만 주식 증여가 갖는 상징성은 엄청나다. 어머니 홍 명예관장이 장남 이 회장에게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전량 증여한다는 것은 ‘이재용 체제’ 안정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은 1.67%에 불과하다.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산하더라도 5.01%에 그친다.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이 상당히 취약한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서 책임 경영에 힘을 쏟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당장 이 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10만46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지분 1%(약 5919만6379주)를 사들이는 데는 무려 6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직접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홍 명예관장은 이 회장의 삼성전자 간접 지배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 주식 전량 증여라는 파격적인 용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끌 이번 증여는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재도약시키려는 이 회장의 ‘뉴 삼성’ 비전 실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비즈니스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이 회장은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을 만나 AI(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는 화학·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을 ICT 분야로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신재생 에너지·미래 제조업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을 추구하는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릴라이언스와 삼성전자 간 AI 반도체 및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은 암바니 회장에게 △AI △XR확장 현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사들의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소개했다.

향후 삼성은 6G(6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단 릴라이언스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만나 AI 팩토리 구축,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 AI-RAN 등 전방위 분야에서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 확대를 주도했다.

이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AI 등 차세대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렇듯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을 개척하며, 그룹 총수로서 책임 경영에 적극 매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홍 명예관장의 증여로 그룹 지배력을 제고한 이 회장은 앞으로 뉴 삼성 재건을 위한 경영 리더십 강화에 주력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이번 증여에 따른 세금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 세법상 할증세를 고려하면 증여세는 2000억원 이상(60%)이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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