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역대급 매출 ‘AI 거품론’ 잠재웠다…삼성·SK, ‘HBM 특수’ 지속된다

시간 입력 2025-11-20 17:21:55 시간 수정 2025-11-20 17: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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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엔비디아 매출, 1년 새 62% 급등한 570억600만달러
블랙웰 칩 수요 급증 영향…4분기 매출 650억달러 기록 전망
AI 거품론 불식에 K-반도체 웃음꽃…HBM 수요 증가 기대
전략적 동반자 SK ‘최대 수혜’…삼성도 HBM 출하 ‘잰걸음’

미국 엔비디아 보이저사옥. <사진=엔비디아>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가 570억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다. 최근 ‘AI 거품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AI 반도체 공룡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첨단 AI 반도체 ‘블랙웰’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향후 매출이 더 치솟을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엔비디아에 AI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K-반도체도 동반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최신 AI 칩 구동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올해 8~10월) 매출액이 570억600만달러(약 83조6792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50억8200만달러(약 51조4969억원) 대비 무려 62% 급등한 수치다.

이같은 수치는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엔비디아의 매출액 전망치는 549억2000만달러였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 더 높은 57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영업익은 360억1000만달러(약 52조8627억원)로, 전년 동기 218억6900만달러(약 32조993억원) 대비 65%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은 0.78달러에서 1.30달러로, 70% 가까이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AI 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한 512억달러(약 75조1718억원)였다. 이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 매출은 1년 새 30% 늘어난 43억달러(약 6조3124억원)로 조사됐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달러(약 1조1157억원)와 5억9000만달러(약 8661억원)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가 대박 실적을 거둔 것은 주요 빅테크와 각국 정부의 AI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아키텍처인 블랙웰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블랙웰의 판매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클라우드 GPU는 솔드아웃(완판)됐다”며 매출이 증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엔비디아가 600억달러에 육박하는 분기 매출을 내면서 일각에서 제기해 온 AI 거품론은 급격히 동력을 잃는 모습이다.

AI 거품론은 주요 빅테크의 과잉 투자 논란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빅테크는 AI 생태계 확장에 앞다퉈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수익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 AI가 실상은 수익성을 제고해주지 못한다는 ‘무용론’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듯 AI 거품론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냉각시키던 와중에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가 570억달러가 넘는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면서 AI 성장의 발목을 잡던 무용론은 단숨에 불식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기세를 몰아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억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황 CEO는 “일각에서 AI 거품론과 관련된 얘기가 불거지고 있으나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미래가 보인다”며 “클라우드 기업들 사이에서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추세에 따라 2026 회계연도 4분기(올 11월~내년 1월) 매출 전망치는 65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시장이 예상한 616억6000만달러를 35억달러가량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는 실적 개선에 대한 황 CEO의 자신감이 듬뿍 묻어났다.

황 CEO는 “HPC(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훈련·추론 분야를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생태계는 더 많은 신규 AI 모델 제작자, 더 많은 AI 스타트업, 더 많은 산업, 더 많은 국가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가고, 모든 것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칩 수요 대비 공급 물량 부족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선 “우리는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향후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며 “AI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매출이 제한될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엔비디아가 솔선수범해 AI 거품론을 말끔히 걷어 내면서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반도체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AI 칩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핵심 AI 메모리인 HBM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에 큰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62%에 달했다. 사실상 전 세계에 공급된 HBM 5개 중 3개는 ‘메이드 인 SK’인 셈이다.

이렇듯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오랜 기간 HBM 제품을 독점 공급하며, 사실상 유일무이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SK는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조건에 최적화된 HBM을 공급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SK에 엄청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출시를 앞둔 차세대 AI 칩 ‘루빈’은 엔비디아 AI 칩 중 처음으로 6세대 HBM ‘HBM4’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HBM4 시대가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루빈 맞춤형 HBM4를 양산한다면, SK의 전 세계 HBM 시장 내 위상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HBM4 경쟁에서 SK가 가장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4를 올 4분기부터 출하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6세대 HBM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올 4분기부터 출하할 예정이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HBM 1등’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최상의 스펙을 갖추며 적극 대응해 왔다”며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객사 요구에 맞춘 HBM4 샘플을 제작했고,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실제로 SK는 올 하반기 HBM4 12단 제품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한 상태다.

특히 SK의 HBM4는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메모리를 고객사 시스템에 도입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SK HBM4에 대한 평가는 압도적이다. 황 CEO는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공식화한 삼성의 기세도 심상찮다. 삼성전자는 SK와 마찬가지로 올 하반기에 HBM4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하고, AI 메모리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도입키로 했다. 가장 미세화된 1c 기술은 메모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선행 기술로, HPC와 AI 반도체의 진보에 있어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삼성 역시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는 고객사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대로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며 “1c 기반 HBM4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밝혔다. 고객사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엔비디아로 추정한다,

이렇듯 삼성·SK 모두 HBM4를 앞세워 엔비디아 공략에 나서면서 향후 K-반도체의 HBM 제품이 차세대 AI 칩에 탑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을 낙관적으로 점치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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