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소 30조원 규모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동참
“한·UAE 간 AI 협력, ‘韓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첫 단추’”
삼성·SK, 최대 수혜주 부상…HBM 수요 폭발적 증가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18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내 세계 최대 AI(인공지능) 인프라를 조성하는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초기 투자 규모만 30조원을 웃도는 이번 사업에 우리나라가 동참하게 되면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과 관련된 많은 국내 기업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반도체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란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에는 AI 서비스의 원활한 구동을 돕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필수로 탑재된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골자로 하는 양국 간 AI 협력 방안을 18일 발표했다.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최대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초기에만 3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내년에 첫 200MW급 AI 클러스터 가동을 목표로 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UAE에서 추진되고 있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이 함께 AI 및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UAE와의 이번 AI 협력에 대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첫 단추’라고 자평했다. 앞서 오픈AI, 엔비디아 등과의 협력이 인프라·기술 등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었다면, UAE와의 협력은 한국의 AI 역량을 해외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는 첫 번째 사례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AI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18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 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UAE 양국은 AI 협력을 위한 세부 계획도 소개했다. 먼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와 UAE 아부다비 인공지능첨단기술위원회(AIATC)는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맺고, AI 분야에서 양국 간 포괄적 협력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에 양국은 AI 투자와 인프라 구축, AI 공급망 확장, AI·첨단 기술의 채택 가속화, AI 연구개발(R&D) 등에 힘을 모은다.
또 연내 국가AI전략위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기관, 민간 기업까지 참여하는 분야별 워킹 그룹을 UAE측과 구성하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상호 번영과 발전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한다. 먼저 ‘에너지 믹스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본격 나선다. UAE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차질 없는 전력 공급이 필수다. 이에 양국은 원전, 가스, 재생에너지 등을 함께 활용하는 통합 전력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피지컬 AI 기반의 항만·물류 프로젝트도 시행한다. 완전 자동화 터미널을 운영 중인 국내 경험과 데이터 기반의 피지컬 AI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자동화·지능화된 항만을 상호 구현한다는 포부다.
양국은 부산항과 아부다비 칼리파항을 테스트 베드 항만으로 삼고, 공동으로 실증·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UAE와의 AI 협업이 국내 기업들에게 전 세계 AI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UAE AI 협력으로 에너지·배터리, 친환경 솔루션 등 기후 테크 분야뿐 아니라 AI 스타트업 및 AI 데이터센터 경험을 갖춘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참여할 큰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이 UAE에서 최소 30조원 규모 이상의 대박 프로젝트에 동참할 기회를 따낸 가운데, AI 메모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 사업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데이터센터에는 수만개의 AI 칩이 들어간다. 이를 고려할 때,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지는 UAE의 AI 데이터센터에는 이보다 더 많은 AI 반도체가 채택될 공산이 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가 핵심 AI 메모리 HBM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AI 칩 구동에 필수인 HBM 수요를 빠르게 밀어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블랙웰 GB200’ 1개에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8개가 탑재된다. 결국 HBM을 확보하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HBM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62%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17%를 기록했다. 이에 SK·삼성의 HBM 시장 점유율 합산은 79%나 됐다. 사실상 전 세계에 공급된 HBM 5개 중 4개는 ‘메이드 인 코리아’인 셈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내년 생산 물량이 솔드아웃(완판)됐다고 밝혔고,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공식화한 삼성전자도 HBM 양산을 위한 공장 가동률이 100%를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공급하기 위한 HBM이 추가로 더 필요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K-반도체의 AI 메모리 시장 내 지배력은 한층 강해지고 있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K-반도체가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반도체대전) 2025’에서 6세대 HBM인 ‘HBM4’ 실물 제품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재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해 SEDEX에서 삼성은 HBM4의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HBM4의 데이터 이동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 성능인 ‘11Gbps’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이 AI 메모리 제품의 성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메모리의 한계를 넘어서, 성능과 효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업계 최초로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도입키로 했다. 가장 미세화된 1c 기술은 메모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선행 기술로, HPC(고성능 컴퓨팅)와 AI 반도체의 진보에 있어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패권을 수성하기 위해 HBM4를 올 4분기부터 출하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6세대 HBM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올 4분기부터 출하할 예정이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HBM 1등’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최상의 스펙을 갖추며 적극 대응해 왔다”며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객사 요구에 맞춘 HBM4 샘플을 제작했고,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는 올 하반기 HBM4 12단 제품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한 상태다.
특히 SK의 HBM4는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메모리를 고객사 시스템에 도입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SK HBM4에 대한 평가는 압도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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