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026년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 실시
사업 체질 강화·재무구조 개선 등 리밸런싱 가속
최태원 ‘S(신일)·K(고려) 인맥’ 이형희 부회장 인선
지주사 SK㈜ 사장 강동수…SK수펙스 사장엔 윤풍영
‘첫 법조인 출신’ 정재헌 CGO, SK텔레콤 신임 사장

최대 규모의 민간 경제 포럼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쁜 일정 속에도 그룹 내부의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예년보다 한달가량 일찍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SK는 ‘리밸런싱(Rebalancing)’과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을 가속화하고, AI(인공지능) 전환 등 당면 과제를 적극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그룹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속 파격 변화’다. 먼저 2021년 이후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SK㈜ 부회장단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최 회장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동문으로, 차기 SK그룹의 실세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한 SK그룹의 AI 전략을 진두지휘해 온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올해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건의 여파로 물러나고, 후임으로 첫 법조인 출신인 정재헌 SK텔레콤 CGO(최고거버넌스책임자)가 선임됐다.
SK그룹은 30일 임시 SK수펙스 회의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장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고 이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현장 실무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 등 문제 해결 능력이 있고,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경영진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그룹 사업 체질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가 당면한 과제들을 조속히 해결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
먼저 SK에서는 오랜 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탄생했다. 최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SK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2021년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이후 4년 만이다.
이 신임 부회장은 최 회장과 신일고 및 고려대 동문이다. 최 회장이 이 부회장 보다 신일고 2년 선배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 고려대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S(신일)·K(고려)’ 학연의 핵심인 셈이다.
1988년 SK텔레콤에 입사해 CR(대외협력) 부문장, MNO(이동통신)총괄, 사업총괄 등을 거친 이 부회장은 2017년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9년 SK수펙스로 자리를 옮겨 SV(사회적가치)위원장,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을 맡으며 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대외 협력 전략을 총괄해 왔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 부회장단에서 대외 창구 역할을 도맡을 전망이다. 특히 정부, 국회, 언론 등과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미디어·통신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SK그룹의 외부 신인도를 높임과 동시에 최 회장을 보필하며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란 평가다. 또한 재무 및 사업 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SK㈜ PM 부문장은 SK㈜ 담당 사장으로 승진한다. 강 신임 사장은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을 보좌하는 임무를 맡는다.
2019년 SK수펙스 SV추진팀 임원을 지낸 강 사장은 2021년 SK에너지 솔루션&플랫폼추진단장, 2023년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부문장 등 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장 사장은 SK㈜의 주요 경영 이슈를 총괄하고 강 사장은 SK㈜의 세부적 경영 활동 실행에 집중하는 등 투 트랙으로 지주사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 사장의 시너지는 SK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한명진 SK텔레콤 통신 CIC장 사장. <사진=SK>
올 한해 유심 해킹 사태로 속앓이가 컸던 SK텔레콤의 수장은 정재헌 CGO로 교체됐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정 신임 사장은 2020년 SK텔레콤 법무2그룹장을 맡으며 SK맨으로 영입됐다. 이후 SK텔레콤의 준법 경영 실천에 힘써 온 그는 향후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유영상 사장은 SK수펙스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그룹 AI 전략 확산에 더욱 전념할 예정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신 CIC(사내회사)와 AI CIC 체계로 조직을 재편키로 했다. 이에 따라 통신 CIC장 사장에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를 보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보임한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 총회(주총)를 통해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 대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은 소재와 제조업 전문성이 높은 이용욱 SK실트론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 신임 사장은 이석희 SK온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계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 나간다.
이 신임 사장은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사장을 역임하며 쌓아 온 제조업 및 소재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배터리 제조 및 운영 전반을 맡을 예정이다. 기존 이석희 사장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 관리 강화 및 R&D 기술 혁신을 담당키로 했다.
SKC는 자회사 SK시그넷과 SK엔펄스를 이끄는 김종우 대표이사 사장을 중용했다. 김 신임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용욱 SK온 사장. <사진=SK>
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 갈 신임 사장으로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선임했다.
SK하이닉스의 제조·기술 분야에 몸담으며 칩 생산을 책임져 온 김 신임 사장은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성장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SK하이닉스의 성공 DNA를 SK에코플랜트에 이식하는 중책을 맡았다.
SK㈜ 머티리얼즈 CIC를 맡고 있는 송창록 대표이사는 사장으로 승진해 첨단 소재 사업을 계속 선도해 나간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종수 SK E&S LNG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안정적 경영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을 모색할 예정이다.
SK스퀘어는 김정규 SK㈜ 비서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SK스퀘어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주도할 전망이다.
SK AX는 클라우드 사업과 ITS 컨설팅 사업을 두루 경험하고, 현재 CCO(최고고객책임자)로서 AX의 주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완종 SK AX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뽑았다.
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신임 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전 분야에서 시장 선도를 목표로 미래기술연구원 조직을 진두지휘한다.
SK실트론은 정광진 SK실트론CSS CEO(최고경영자)를, SK브로드밴드는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각각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염성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사진=SK>
SK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도 인사를 단행했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SK수펙스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윤 신임 사장은 SK 계열사들의 ‘또 같이’ 시너지를 한층 강화하고, AI 및 DT(디지털 전환) 기반의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자리했던 SK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는 염성진 SK수펙스 CR팀장이 사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염 신임 위원장은 대외 협력 기능을 총괄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대외 협력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며 “그룹 전반의 경쟁력과 조직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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