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최강자’ SK하이닉스, ‘영업익 10조 클럽’ 입성…“HBM4 내년부터 판매 본격화, 1위 굳힌다”

시간 입력 2025-10-30 07:00:00 시간 수정 2025-10-29 1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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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1.4조…창사 이래 ‘역대 최대’
전체 실적 절반 이상, 주력 ‘HBM’ 통해 창출
HBM4 12단, 올 4분기 출하…내년 본격 판매
D램·낸드, 선단 공정 전환 통해 칩 수요 대응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인 분기 1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10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전 세계를 휩쓴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HBM(고대역폭메모리) 뿐만 아니라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 제품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는 6세대 HBM인 HBM4를 4분기부터 출하해 AI 메모리 리더십을 더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내년 가동을 시작하는 청주 M15X 등 신규 팹을 통해 HBM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고, D램과 낸드는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이 24조44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5731억원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3분기 영업익은 11조38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300억원보다 62%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조7534억원에서 12조5975억원으로, 무려 119% 급증했다.

특히 영업익은 역대 최대치로, 10조원선을 훌쩍 뛰어 넘었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HBM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업익은 HBM에서 절반 넘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3E’ 12단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 번 넘어섰다”고 밝혔다.

10월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HBM 뿐만이 아니다. AI 산업의 패러다임이 추론용 AI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AI 서버의 연산 부담을 일반 서버 등 다양한 인프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고성능 DDR5,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메모리 전 제품의 판매로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서버향 수요가 늘며 128GB 이상 고용량 DDR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낸드에서도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AI 서버향 기업용 SSD 비중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SK의 호실적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AI 훈풍에 힘입어 HBM 등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AI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예상과 다르게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수요가 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훨씬 더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하고 있다”며 “지난 2017~2018년 슈퍼 사이클과 양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SK는 이같은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AI 서버 뿐만 아니라 일반 서버의 수요 또한 급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따라 HBM의 수요가 더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2027년에도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 HBM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BM 제품은 2023년 이후 솔드아웃(완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역시 현재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HBM4 샘플. <사진=SK하이닉스>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는 AI 메모리 주도권을 수성하기 위해 차세대 HBM을 올 4분기부터 출하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6세대 HBM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올 4분기부터 출하할 예정이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여러 대외 변수가 많아 공급 물량 뿐만 아니라 제품 믹스를 확정 짓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HBM 제품에 요구되는 성능이 변화하면서 예상보다 공급 계약 체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HBM 1등’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최상의 스펙을 갖추며 적극 대응해 왔다”며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객사 요구에 맞춘 HBM4 샘플을 제작했고,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는 올 하반기 HBM4 12단 제품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한 상태다.

특히 SK의 HBM4는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메모리를 고객사 시스템에 도입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SK HBM4에 대한 평가는 압도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언급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월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아 SK HBM4·HBM3E에 친필 사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신규 팹 가동과 선단 공정 전환을 통해 내년 HBM 생산 능력을 올해 대비 더욱 늘린다는 목표다.

SK의 청주 M15X를 최근 조기 오픈하고, 첫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이 곳은 내년부터 HBM 핵심 생산 시설로 부상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M15X 생산 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며 “올해부터 건설이 본격화된 용인 팹도 향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D램과 낸드는 선단 공정 전환을 서둘러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HBM 생산 비중 확대로 D램, 낸드 등 일반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반 메모리 제품에 대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싶어 하는 고객사가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사는 내년 물량까지 선구매(PO)를 발행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의 내년 생산 물량 모두 사실상 완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SK는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1c(10나노급 6세대) 공정 D램의 양산을 내년부터 본격 확대해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낸드 생산성도 적극 개선해 나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에 TLC(Triple Level Cell)뿐 아니라 QLC(Quadruple Level Cell) 제품으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321단 제품 생산을 늘리겠다”며 “연말에는 낸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321단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 M15X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한편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에 따른 추가적인 주주 환원은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업황 변동 시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정 수준의 현금을 지속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메모리의 성장 잠재력과 SK의 높은 투자 수익률을 고려할 때 사업에 재투자 하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가장 좋은 현금 활용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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