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리스크’ 해소 나선 대한항공, 알짜 노선 누가 품을까

시간 입력 2025-10-24 07:00:00 시간 수정 2025-10-23 17: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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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독과점 항공노선 이전 절차 본격 개시
에어프레미아·티웨이 두고 시애틀 배분 관심
자카르타 노선 인기 높아…제주항공 등 눈독

대한항공 B787-10.<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후속 조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항공노선 이전 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소비자 편익 저하를 막기 위해 인기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게 골자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LCC들이 경쟁 심화로 노선 다변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알짜 노선을 누가 가져갈지 주목된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관련 시정사항 이행을 감독하는 이행감독위원회가 최근 10개 노선 이전 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이전 개시 노선은 인천~시애틀·인천~호놀룰루·인천~괌·부산~괌 등 미국 4개 노선, 인천~런던 등 영국 1개 노선, 인천~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1개 노선, 김포~제주·광주~제주·제주~김포·제주~광주 등 국내 4개 노선이다.

이행감독위원회는 대체 항공사 신청 공고를 한 뒤 접수·적격성 검토,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평가·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슬롯·운수권을 배분한다. 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항공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배분받은 노선에 취항한다.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은 대체 항공사 신청 공고가 없을 수 있다. 미국 경쟁당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각각 에어프레미아와 버진아틀란틱을 대체 항공사로 이미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전 절차를 밟는 노선은 사실상 8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총 34개 노선의 공항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로 이전하는 등의 구조적 조건을 부과했다.

인천~로스앤젤레스(LA),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파리, 인천~로마 등 6개 노선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치에 따라 에어프레미아, 유나이티드항공, 티웨이항공에 배분이 완료됐다. 나머지 18개 노선도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절차가 진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경쟁당국의 조치 사항 외에 규모가 큰 노선부터 우선 절차가 시작됐다”며 “한 번에 이전 절차를 할 경우 시장에 나타날 충격을 고려해 분산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B737-8.<사진제공=제주항공>

항공업계는 인천~시애틀 노선과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두고 LCC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선 중에서는 김포~제주 노선의 인기가 높다. 지난 8월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발표한 ‘2024 세계항공운송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약 1320만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인천~괌 노선의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출혈 경쟁이 심해 비교적 관심도가 낮다.

알짜 노선인 인천~시애틀 노선은 미주 중심 중·장거리 노선에 강점이 있는 에어프레미아가 배분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에 이어 올해 7월 밴쿠버 노선까지 확대한 티웨이항공이 북미 노선 확장을 위해 시애틀 노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 LCC 중 이들 두 항공사만이 북미 지역까지 운항할 수 있는 기체를 보유 중이다.

여행·상용 수요가 탄탄해 수익성이 높은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두고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인천~발리, 인천~바탐 등 인도네시아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자카르타로 취항지를 늘리면 공급 과잉이 덜한 인도네시아 노선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26일부터 인천~마나도 노선에 단독 취항을 앞두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은 경쟁력이 떨어져 결국에는 중·장거리 노선 확보가 수익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 “자카르타 노선을 가져가는 항공사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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