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SK, 차세대 AI 메모리 ‘HBM4’ 빅매치… “삼성, ‘HBM4’는 하이닉스 넘어설까”

시간 입력 2025-10-22 17:42:27 시간 수정 2025-10-22 17: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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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EX 2025’,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막 올려
‘반도체 투톱’ 삼성·SK, 6세대 ‘HBM4’ 실물 제품 전시
‘HBM4 샘플 공급 완료’ SK, 엔비디아와 막바지 협상
SK하이닉스, 글로벌 HBM 시장 리더십 제고 자신감
삼성, 엔비디아 요구 성능 갖춘 HBM4 개발 성과 강조
1c 공정 기반 HBM4 앞세워 HBM 패권 탈환 노려

전 세계 AI(인공지능) 메모리 패권을 차지하려는 반도체 업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메모리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SK는 ‘한국판 세미콘(Semicon)’인 ‘SEDEX(반도체대전) 2025’에서 가장 앞선 메모리 제품과 첨단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업체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두 업체 모두 6세대 HBM인 ‘HBM4’ 실물 제품을 나란히 공개하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 대격돌을 예고했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SEDEX 2025가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한계를 넘어, 연결된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SEDEX에는 국내외 230개사가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AI 칩 생태계와 혁신 기술력을 소개하며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미래를 구현했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AI 시대가 반도체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어제의 정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이다”며 “올해 전시회는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우리 반도체 업체들의 치열한 혁신의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특히 수많은 참가 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투톱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삼성·SK 모두 6세대 HBM인 HBM4 실물을 전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 K-반도체 전시 부스에는 HBM4 실물 제품을 직접 보려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 <사진=오창영 기자>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의 주류는 5세대 HBM인 ‘HBM3E’다. 그러나 내년부터 HBM 시장의 주류가 다음 세대인 HBM4로 옮겨 갈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내년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가 탑재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HBM4 패권을 누가 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내년 하반기에 HBM4가 HBM3E를 제치고, 주류 솔루션이 될 것이다”고 내다 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HBM4의 공급 능력이 향후 경쟁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HBM4가 AI 메모리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차세대 HBM 개발에 만전을 기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SEDEX에서 혁신 기술력이 집약된 HBM4 실물이 공개되면서 삼성과 SK 간 HBM 주도권 다툼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HBM4 경쟁에서 앞선 곳은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SK하이닉스다. SK는 올해 하반기 HBM4 12단 제품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 완료한 상태다.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EDEX 2025’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SK는 이날 HBM 전시 공간을 정중앙에 배치하며 전 세계 HBM 시장 리더십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SK의 HBM4는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메모리를 고객사 시스템에 도입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SK HBM4에 대한 평가는 압도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를 납품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HBM4 물량과 관련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K의 글로벌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EDEX 202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4 실물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엔비디아에 HBM4를 공급하려는 삼성의 기세도 심상찮다. HBM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면서 ‘메모리 2등’으로 전락한 삼성전자는 HBM4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HBM4의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HBM4의 데이터 이동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 성능인 ‘11Gbps’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이 AI 메모리 제품의 성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메모리의 한계를 넘어서, 성능과 효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은 업계 최초로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도입키로 했다. 가장 미세화된 1c 기술은 메모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선행 기술로, HPC(고성능 컴퓨팅)와 AI 반도체의 진보에 있어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이는 삼성전자에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HBM 1등’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는 삼성보다 한 단계 낮은 1b(10나노급 5세대) 공정을 기반으로 HBM4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HBM4에 적용된 첨단 공정 기술 수준의 차이가 향후 HBM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삼성은 HBM4 아래 부분의 ‘베이스 다이’에 4nm(1nm는 10억분의 1m)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을 적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베이스 다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메모리를 연결하고, 신호가 효율적으로 오가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HBM 패권을 탈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2~24일 사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 부스. <사진=오창영 기자>

삼성 반도체의 기술력이 집약된 HBM4 샘플은 이미 주요 고객사에 공급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는 고객사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대로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며 “1c 기반 HBM4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밝혔다. 고객사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엔비디아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HBM4 납품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62%를 기록했다. 반면 2분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7%에 그쳤다. 21%를 기록한 마이크론에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다만 내년부터 HBM4 공급이 늘어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30%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양사는 이번 SEDEX에서 HBM 외에도 DDR5, 그래픽용 D램 ‘GDDR7’, 고집적 메모리 모듈 ‘소캠2(SOCAMM2)’ 등 AI 메모리를 대거 전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소캠2는 여러 개의 저전력 D램 ‘LPDDR’을 묶은 제품으로, CPU(중앙처리장치)에 들어가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을 돕는다. 탈부착도 가능해 시스템 성능 업그레이드도 쉽고 빠르다. 업계에선 내년 글로벌 소캠 시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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