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증권업계, 정직원 줄이고 계약직 늘리는 이유는

시간 입력 2025-10-12 07:00:00 시간 수정 2025-10-10 17: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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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정직원 수 1.25% 감소…계약직 수는 0.87% 증가
“IB 계약직 채용, 인사 체계 등 복합적 이유로 계약직 늘어”

증권사의 정직원 수는 줄어들고 계약직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인사 이동이 많고 계약직 채용이 많은 증권사 업계 특성상 업계 상황이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증권사 25곳의 정직원 수는 2만3947명으로 전년 동기 2만4250명에 비해 1.25% 감소했다.

증권사 별로 보면 정직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한양증권이다. 올해 상반기 한양증권의 정직원 수는 257명으로 지난해 상반기(293명)보다 12.29% 줄었다. 그 다음으로 △메리츠증권(-8.94%) △부국증권(-8.87%) △다올투자증권(-7.84%) △유진투자증권(-7.55%) △한화투자증권(-6.82%) 순으로 많이 줄었다.

정직원 수가 줄어든데 반해 계약직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의 계약직 수는 9136명으로 전년 동기 9057명에 비해 0.87% 증가했다.

계약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키움증권이다.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계약직 수는 26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211명)보다 27.01% 늘어났다. 그 다음 △유안타증권(18.99%) △SK증권(13.39%) △한화투자증권(11.56%) △대신증권(8.75%) △메리츠증권(7.92%)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정직원 수는 줄어드는 반면 계약직 수가 늘어나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 활황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거뒀다. 이에 정직원들이 승진을 통해 계약직으로 전환되며 정직원 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또한 증권사 공채 채용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몰려 있는 것도 정직원 수가 늘어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승진으로 인한 계약직 전환도 있고 공개 채용을 하지 않으면 정직원이 늘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을 종합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회사의 인사 체계에 대해서 하나만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강화 움직임으로 인해 계약직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현재 채용 중인 한국투자증권 부동산PEF부 경력직, IBK투자증권 기업금융2부 경력직, 한화투자증권 기업금융영업 경력직 등 증권사들의 IB 부서 직원의 고용 형태는 대부분이 계약직이다.

전통적으로 IB 부문 강호였던 메리츠증권는 올해 상반기 정직원 수는 줄고 계약직 수는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증권은 IB 부문 전반에 대해 투자 규모를 확대했는데, 이에 올해 상반기 관계회사투자지분도 3조246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5186억원)보다 20.09%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계약직 증가율이 가장 높은 키움증권도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 확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키움증권의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1.1%포인트 늘어났다. 계약직 수가 많이 늘어난 증권사들은 대부분 IB 부문 영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증권사 계약직의 고용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라며 “통상적으로 IB 부문의 경우 성과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계약직 형태로 고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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