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號, 中 추격 따돌리자…사장단 회의 비상소집, “AX로 성장 가속”

시간 입력 2025-09-26 07:00:00 시간 수정 2025-09-25 1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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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4일 이천 LG인화원서 사장단 회의 열어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CDO 40여 명 참석
가전·디스플레이·화학·배터리 등서 中과 경합
구조적 경쟁력 강화 시급…AI 대전환 서둘러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살피기 위해 전 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모았다. 글로벌 복합 위기가 날로 심화하고 있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할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래 성장 사업도 재점검하기 위함이다.

특히 구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AX(AI 전환)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전 계열사의 생산 능력을 키우고, 원가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기 위해선 하루빨리 AI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LG는 하루 전인 24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실제로 LG그룹은 분기마다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사장단 회의를 운영 중이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구 회장과 최고 경영진들은 엄혹한 경영 환경에서 LG그룹의 위기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LG의 최대 경쟁사로 부상한 중국 기업들을 따돌릴 수 있는 대안책 마련이 큰 화두가 됐다. LG전자의 경우 TCL, 하이센스, 하이얼, 화웨이, 샤오미 등 다수의 중국 업체들과 TV, 가전, PC 등 분야에서 경쟁 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BOE, CSOT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정통으로 맞았고,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CATL 등 중국 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LG>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과 인력에서 각각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도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줄곧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위닝 연구개발(R&D)’,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 크게 3가지를 논의해 왔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의 이같은 진단은 올 3월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창립 70주년 및 2017년 신년사를 공유하며 “선대회장께선 경쟁 우위 지속성,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변화를 돌아봤을 때 경영 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LG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는게 구 회장의 평가다.

구 회장은 LG 핵심 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단숨에 털어내고, LG의 미래 성장을 안정적으로 가속하기 위해선 AX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 수뇌부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생산 능력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AX 전략 실행에 몰입할 시점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원장이 지난 7월 2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창영 기자>

이는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인공지능)-B(바이오)-C(클린테크)’ 분야 중 하나인 AI 경쟁력 제고와 맥을 같이 한다.

이미 LG는 국내 기업 중 AI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월 22일 LG AI연구원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일반 AI와 추론 AI를 통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엑사원(EXAONE) 4.0’을 공개했다.

엑사원 4.0은 자연어 이해와 생성, 지식 기반의 빠른 답변에 강점이 있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과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추론 AI 모델을 하나로 결합한 모델이다.

LG는 엑사원 4.0 등 최신 기술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주는 AI 에코시스템 ‘엑사원 생태계’도 최초로 선보였다. 엑사원 생계계는 엑사원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챗엑사원(ChatEXAONE)’,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EXAONE Data Foundry)’, ‘엑사원 온프레미스(EXAONE On-Premise)’ 등으로 구성됐다.

최정규 LG AI 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은 “LG그룹 임직원 5만명 이상이 사용 중인 챗엑사원은 문서 요약, 기획서 작성, 심층 분석 등 기업 내 업무 흐름 전반을 자동화한 AI 모델이다”며 국가 핵심 기술 문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ISO 인증을 획득해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기업 전용 서비스로도 확장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문 분야 특화 AI 모델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도 주목 받았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는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이전에는 전문가 60명이 3개월 동안 작업해야 데이터 2200개를 생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만 있으면 단 한명이 34시간이면 1만1000개에 달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LG AI연구원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사, 국책기관 등과 실증 사업을 진행한 결과, 기존 대비 데이터 생산성은 최소 1000배, 데이터 품질은 평균 20% 이상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LG최고경영진들이 2024년 9월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미래 모빌리티 AI 경험 공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

AI 모델부터 AI 반도체까지 총망라해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엑사원 온프레미스’도 소개됐다.

국내 AI 칩 업체 퓨리오사AI와의 협업을 통해 순수 국산 기술로 완성된 ‘엑사원 온프레미스’는 기업들이 보안 걱정 없이 엑사원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독립된 환경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한 풀스택(Full-Stack) 솔루션이다.

이렇듯 엑사원 생태계 구축에 성공하며 독보적인 AI 리더십을 증명한 LG는 그룹 전 계열사에 엑사원을 이식해 AX를 적극 실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언급한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며 “AX 가속화를 신속히 실행해 각 계열사별 중장기 경영 전략 실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 회장은 이달 초 미국에서 발생한 현대자동차·LG엔솔 합작 배터리공장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 경영진들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무사 귀국할 수 있었던 데는 구 회장의 지대한 관심도 한몫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금 사태 발생 직후 구 회장은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한 대응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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