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동남아루트’ 뚫렸다…업비트‧빗썸 베트남 진출 시동

시간 입력 2025-09-24 07:00:00 시간 수정 2025-09-23 17: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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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베트남 은행과 MOU 맺고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 참여
빗썸, 트럼프 일가 WLF와 협약…제도 개편으로 해외진출 물꼬 트여

동남아 국가에서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동남아 진출이 가능해졌다. 성장 한도에 부딪힌 가상자산 거래 업계의 새로운 성장 계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등이 해외 금융사와 협약을 통해 간접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첫 타자는 업계 1위 업비트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베트남 현지 금융사인 밀리터리뱅크(MB은행)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나무는 MB은행의 핵심 전략 파트너로, 베트남 내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과 가상자산 관련법·제도, 투자자 보호장치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비록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설립은 아니어서 직접 진출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그간 불모지였던 베트남 시장 진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2000만명이 넘는 가상자산 보유자, 연간 8000억달러 이상의 거래량, 글로벌 톱 5 수준의 블록체인 자산 유입 규모는 베트남이 가진 잠재력을 보여준다”며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이 업비트 모델과 만나면 거래소 구축을 넘어 국가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전체를 신뢰 기반으로 설계할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계 2위인 빗썸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2일 빗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 가상자산 기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과 협약을 맺고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타진했다.

WLF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공동 창립한 디지털 금융기업으로, 이 회사가 발행한 ‘거버넌스 토큰 월드리버티 파이낸셜(WLFI)’는 빗썸‧바이낸스 등에서 상장 및 거래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빗썸이 베트남 진출 준비 작업을 내부적으로 개시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빗썸 측은 “아직 진행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정식 허용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진출 문이 열리게 됐다. 베트남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 시범 운영자도 선정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최소 10조동(한화 약 5260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65%는 기관투자자가 출자하고, 외국인 지분은 최대 49%까지 보유할 수 있다.

두나무는 지난 2018년에도 해외법인인 ‘업비트 APAC’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했으나, 해외송금 제한으로 지분 투자를 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업비트 법인은 현지인 법인으로, 업비트 본사는 브랜드 및 기술 제휴만 하고 있다.

베트남 재무부에 따르면 현지 가상화폐 보유자는 약 1700만명, 이들이 보유한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약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인구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젊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들의 거래가 본격 허용되면 상당한 규모의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태국도 올해부터 2029년까지 가상자산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키로 하면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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