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금고 해부-셀트리온] “20년간 수백억 ‘장기 차입’”…서정진 회장, ‘뒷주머니’된 셀트리온스킨큐어

시간 입력 2025-09-22 07:00:00 시간 수정 2025-09-22 07: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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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 셀트리온스킨큐어로부터 2005년부터 20년간 매년 자금 대여
서 회장 차입금 규모, 최초 3억원→500억원대→300억원대로 장기간 차입
셀트리온스킨큐어, 매년 영업적자에도 지난해말 이익잉여금 5493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자신이 69.1%의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스킨큐어로부터 20년에 걸쳐 장기간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에는 10억원대 미만으로 미미했지만, 2015년에는 5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 들어서는 차입규모가 3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린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중 대여금 액수로 4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자체 사업으로는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모기업격인 셀트리온에서 받는 배당과 함께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통해 여유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이익잉여금이 5000억원 이상으로, 향후 배당 재원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스킨큐어(옛 셀트리온지에스씨)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간 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에 꾸준히 자금을 대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 회장의 대여금 잔액은 2005년말 기준 약 3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해마다 대여금이 늘면서 2011년말 기준 잔액이 248억원으로 200억원을 넘겼고, 2015년말 대여금 잔액은 569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대여금이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말 기준 대여금 잔액이 33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서 회장은 셀트리온스킨큐어로부터 자금을 빌리면서 본인이 소유한 셀트리온홀딩스 주식(3375주)을 담보로 제공했다. 지난해 기준 자금대여 이자율은 5.20%~5.59%다.

대기업 총수일가중 서 회장처럼 계열사로부터 20여년에 걸쳐 장기간 꾸준히 자금을 차입한 사례는 드물다. 차입금 규모도 국내 재계 4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큰 편이다. 

실제 최근 CEO스코어데일리와 본지 부설 기업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토대로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92곳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집단 81곳의 지난해 1년 간 총수일가에 대한 자금대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집단 18곳, 50개 계열사가 지난해 총수일가(동일인, 배우자, 혈족 1촌, 친족)에 대여한 금액은 총 5995억 2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자금 대여액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넥슨(3200억원), 글로벌세아(1058억원), 유진(392억원)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화장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부대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화장품 ‘한스킨’이 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셀트리온그룹의 주력 사업인 바이오의약품 사업 대비 비교적 단기간에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현금 창출 능력은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을 알려주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영업활동현금흐름-자본적지출)은 최근 3년 간 △2022년(-101억원) △2023년(1억원) △2024년( -126억원)으로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별도 기준 연간 매출액은 최근 200~300억원인데, 최근 매년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 최근 3년 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2022년 107억원 △2023년 63억원 △2024년 110억원에 달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이처럼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셀트리온이라는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 5월 기준 셀트리온의 지분 1.94%(432만3909주)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으로부터 매년 10~2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수령하고 있고, 또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은행 등으로부터 차입까지 지원받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잔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955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실적을 보면 회사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 부채비율은 50%대로 낮은 편이고, 지난해말 기준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5493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 2016년 셀트리온지에스씨와 합병 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사명을 바꾼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배당을 한 적이 없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스킨큐어로부터 자금을 장기 차입한 이유와 향후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이익잉여금 활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공시된 것 외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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