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협회 “포스코 HMM 인수 강력 반대…해운 생태계 파괴”

시간 입력 2025-09-11 13:58:14 시간 수정 2025-09-11 13:58:15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대기업의 해운업 진출에 따른 해운전문기업 도태 우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제공=HMM>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 진출을 검토하는 데 대해 해운업계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해운협회는 11일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세계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소수의 초대형 선사에 과점화되면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은 주력 해운 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HMM은 MSC, MAERSK 등 초대형 선사에 비해 수송 능력이 부족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강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 HMM이 편입될 경우 자칫 해운 전문 기업에 대한 투자 보다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철강산업이 어려워지면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으로 정부와 업계가 회생시킨 HMM이 희생될 수 있다”고 했다.

협회는 또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 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기존 선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해운 생태계가 파괴돼 해운 산업 근간이 와해되고,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협회는 국내외 사례를 들어 대량화주 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하더라도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국내에서는 1980년대 이후 거양해운, 호유해운, 성운물산, 동양상선 등 10여개 이상 대기업 해운 자회사의 실패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량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할 경우 운송비용 절감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가 거양해운을 운영하며 원료 및 제품을 수송했지만, 결국 자가화물 운송업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상실해 한진해운에 매각됐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벌크선사는 퇴출되고 포스코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해외에서도 철광석 수출 대기업인 브라질 발레(Vale)가 철광석 수출 호조에 힘입어 30여척의 초대형 벌크 선단을 갖추며 해운업에 진출했으나 최근 이들 선박을 매각하며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한 법적 문제도 지적했다. 협회는 “해운법은 대량화주의 해운업 등록은 정책자문위원회 의견을 들어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며 “사실상 대량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물류정책기본법도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제3자물류 촉진을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국가의 제3자 물류 육성정책과도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했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022년 4월 우리 협회와 포스코플로는 사실상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HMM을 통해 해운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해운업계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