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성과급 1억인데”…삼성 노조, 이재용에 “성과급 개선해 달라”

시간 입력 2025-09-02 16:52:29 시간 수정 2025-09-02 16: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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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이재용·전영현·노태문 등 최고 경영진에 공문 발송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EVA 방식 성과급 제도 고수”
지난해부터 성과급 문제 불거져…삼성도 ‘성과급 전쟁’ 전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직원 1인당 1억원이 넘는 성과급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후폭풍이 여타 업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당장, SK하이닉스 경쟁자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낡은 성과급 제도를 고쳐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며 성과급 전쟁을 예고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이날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이 회장과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번 공문은 지난 1일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제도 중 하나인 PS(초과이익분배금)의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2025년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후, 바로 다음날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확정했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EVA(경제적 부가 가치)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VA 방식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며 “영업익이 높다 하더라도 특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성과급은 ‘0(제로)’이 될 수 있고, 상한선마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은 연간 영업익을 토대로 한 성과급 제도인 OPI(초과이익성과급)에 EVA 방식을 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EVA는 영업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이다. 이에 따라, 영업익이 크더라도 비용이 많았다면 EVA는 낮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EVA의 구체적인 수치도 임직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성과급을 둘러싼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업노조는 “회사는 성과급 개선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발표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며 “결국 또 하나의 ‘사탕발림 쇼’였냐”고 지탄했다. 이어 “사내 게시판을 보면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에 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년 7월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노사간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돼 왔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지난해 7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에 나서며 EVA 방식 기준의 OPI를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당시 전삼노는 “이미 경쟁사인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노력으로 영업익을 많이 벌어 들였으면 그만큼 직원들의 정당한 노동에 대해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노사가 합의를 통해 성과급 문제를 해소하자 삼성전자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아무리 요구해도 회사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차례 경험한 직원들은 실망을 넘어 허탈감과 냉소를 느끼고 있다”며 “이미 신뢰를 보여주기엔 늦었으나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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