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법 리스크’에 비상등 켜졌다…“스테이블코인·AI 신사업 ‘암초’ 만났다”

시간 입력 2025-09-01 17:06:26 시간 수정 2025-09-01 18: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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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카카오·카카오엔터 법인에도 벌금 5억 구형
카카오 벌금형 이상 시 카뱅 대주주 자격 상실 위기
‘신뢰’가 핵심인 스테이블코인·AI 사업 직격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면서, 그룹 전체에 ‘사법 리스크’로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게 되면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혀온 AI(인공지능)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창업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는 각각 벌금 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선고는 오는 10월 21일 열린다.

검찰은 “피고인은 그룹의 총수이자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SM 인수를 위해 불법을 지시했다”며 “범행으로 인한 수익의 최종 귀속 주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본시장 전체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 창업자 측은 “SM 지분 매수는 하이브와의 경쟁에서 대등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합법적 경영 판단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구형량에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출처=카카오뱅크>
<출처=카카오뱅크>

CEO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 되면서, 금융 사업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재판부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 이상을 선고할 경우,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다.

현행법상 인터넷은행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는데,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는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된다. 이 경우 카카오는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27.16%) 중 10% 초과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그룹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담당하던 핵심 계열사의 지배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미래 신사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재 카카오 그룹은 최근 정신아 대표를 주축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 신뢰 훼손’이 유죄 판결의 주요 근거가 될 경우, 금융 당국의 엄격한 인허가가 필요한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첫발을 떼기도 전에 좌초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네이버, 토스 등 경쟁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사업자에게까지 허가를 내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논리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출처=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출처=카카오>

AI 사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오픈AI와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김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와 기업의 신뢰도 문제는 해외 기업과의 추가 협력이나 투자 유치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신아 대표가 경영 쇄신을 이끌고 있지만, 창업자의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굵직한 투자나 인수합병(M&A) 결정이 지연되는 등 이미 경영 공백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과 결합된 미래 산업은 서비스적인 측면보다도 보안, 신뢰가 더 중요하다”며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사업은 정부의 엄격한 인허가가 필수적인 규제 산업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꼬리표가 붙으면 향후 인허가 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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