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최태원 낙점 ‘글라스 기판’ 에 미래 걸었다…‘만년적자’ 오명 벗고, ‘턴 어라운드’ 사활

시간 입력 2025-07-31 07:00:00 시간 수정 2025-07-30 17: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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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영업익 -702억원…11개 분기 연속 적자
이차전지 소재·화학 사업 부진에 영업 적자 심화
SKC, 반도체 소재 중심 안정적인 수익 기반 구축
최태원 점찍은 글라스 기판 앞세워 시장 선점 가속

반도체, 이차전지 분야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SKC가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가 배터리 업계는 물론 소재 분야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주면서, SKC의 주력 사업인 이차전지 소재부문에서 영업손실이 컸다. 

다만 SKC는 반도체 및 이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이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적자기조에서 탈피해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글라스(유리) 기판을 서둘러 상업화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SKC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이 46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534억원 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적자 기조를 이어 갔다. 올 2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7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6억원의 적자에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SKC는 이번 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11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올 2분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영업적자 규모는 381억원에 달했다.

다만 올 2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인 1분기 대비 29% 늘어난 1273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주요 고객사의 북미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미 현지 판매량이 44% 증가한 덕분이라는 게 SKC의 설명이다.

서울 중구 SKC 충무로사옥. <사진=SK리츠>

화학 사업도 부진이 이어졌다.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원료 가격 하락으로 영업손실은 소폭 줄였다.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흑자를 냈다. 올 2분기 반도체 소재 사업 영업익은 144억원으로, 1분기 대비 무려 112%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의 R&D(연구개발), 양산 일정 재개에 따른 비메모리 분야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률 또한 30% 수준으로 올라섰다.

비록 반도체 소재가 분전 했으나, 이차전지 소재 및 화학 사업에서 큰 영업손실을 거두면서 SKC는 벌써 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유지한 SKC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하고 있어 책임을 매우 크게 느끼고 있다”며 “특히 화학 사업의 구조적 어려움과 신규 사업 초기 대규모 자금 소요 등으로 올해 손익의 획기적인 개선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SKC는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었다. SKC는 우선, 반도체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사업에선 비메모리 고객사의 신규 물량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고,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말레이시아공장 신규 인증을 추진하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2024년 7월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

SKC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성장동력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글라스 기판 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글라스 기판은 최 회장이 점찍은 SK의 미래 먹거리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부품이다.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기존 반도체 기판과 달리 유리를 원재료로 해 기판을 보다 얇고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전력 소비도 기존 기판 대비 30% 이상 줄어든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AI 메모리에 적용하려는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고순도 글라스 기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KC는 글라스 기판 양산을 통해 SK하이닉스와 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글라스 기판 기반의 HBM을 출시한다면 AI 반도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글라스 기판에 대한 최 회장의 관심은 지대하다. 앞서 지난해 7월 최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만난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앱솔릭스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영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의 CEO와 연쇄 회동을 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에 힘써 왔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가 글라스 기판의 주요 수요처인 만큼 최 회장이 영업맨을 자처한 것이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사진=SKC>

최 회장의 강한 의지에 힘입어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양산 목표도 차질 없이 순항하고 있다.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상업화 준비는 현재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완공된 공장에는 현재 모든 설비가 구축됐다. 이 곳에서 앱솔릭스는 TGV(유리관통전극) 공정 시간을 단축해 연 4만8000장의 글라스 기판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지속해서 기술력을 고도화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앱솔릭스가 글라스 기판 시제품 제작을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양산을 위한 시제품 인도와 인증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C에 따르면 앱솔릭스는 올해 출하가 목표다.

SKC는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C는 비핵심 사업의 선제적 유동화와 자사주를 활용한 2600억원 규모의 영구 EB(교환 사채) 발행으로 올 2분기 순차입금을 1분기 대비 약 5000억원 줄였다.

이와 관련, 유 CFO는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과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자사주 유동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C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글라스 기판 투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SKC는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등 주력 사업 경쟁력 제고, 글라스 기판 등 신성장동력 육성, 재무 건전성 강화를 종합적으로 추진해 3년 가까운 적자 기조에서 조속히 탈피하고, 흑자 반등을 꾀한다는 목표다.

SKC 관계자는 “불확실한 시장환경 속에서 더욱 유연한 전략으로 당면한 리스크를 대응해 나가겠다”며 “올 하반기에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사업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을 적기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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