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10조 시대 ‘목전’…“선제적 투자 지속, ‘HBM 독주’ 굳힌다”

시간 입력 2025-07-24 17:30:00 시간 수정 2025-07-24 17: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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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영업익 9.2조원…‘4.6조원’ 삼성 앞질러
“AI 메모리 수요 끄떡없다”…HBM 중심 실적 확대
HBM4 12단, 하반기 본격 양산…수익성 최적화
‘美 수출 통제 직격탄’ 중국공장 “기존대로 운영”

AI(인공지능) 시대,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올해 2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SK는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SK하이닉스는 AI 패권 확보를 위해 경쟁 중인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올 하반기 HBM 양산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6세대 HBM인 ‘HBM4’도 고객사의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HBM 1등’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이 22조23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조42933억원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1분기 영업익은 9조2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4685억원과 비교해 무려 68%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익에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D램의 경우 ‘HBM3E’ 12단 판매가 본격 확대됐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익 9조 시대’를 열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명실상부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공개한 잠정 실적을 통해 올 2분기 영업익이 4조6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뿐만 아니라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의 전사 실적을 배 이상으로 뛰어 넘은 것이다.

SK가 삼성을 추월해 메모리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로 요구되는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2.5%로, 과반을 넘긴 상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K는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D램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시대, HBM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HBM 시장은) 이제 선두 주자가 일정한 협상력을 가진 시장으로 변모했다”며 “1등 사업자와 고객사 간 ‘얼리 인게이지(초기 관여)’의 이점이 더욱 강해지면서 SK의 입지는 한층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에도 HBM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요 고객사들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AI 모델 추론 기능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도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것으로 내다 봤다. 아울러 각국의 소버린 AI 구축 투자 또한 장기적으로 HBM 수요를 밀어 올리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SK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 사업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이미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현재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중 내년 물량을 완판하기 위해 적극 힘쓴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과 관련해 계획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AI 반도체 협력 파트너로 고객사와 장기적 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공급 조건을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생산 능력도 더욱 키운다.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 아마존 등 늘어나고 있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먼저 청주 M15X는 기존 계획대로 올 4분기에 오픈하고, 내년부터 HBM을 포함한 D램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은 2027년 2분기 준공 예정이다.

AI 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도 더 확대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제품이 출하돼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HBM 수요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 일부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투자는 당초보다 증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투자의 대부분은 HBM 장비 투자에 집중될 전망이다”며 “최종 투자 규모는 주요 고객사와 협의가 완료되는 시점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신규 팹 M15X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차세대 제품도 차질 없이 양산한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HBM4 12단 제품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의 거센 추격을 어떻게 따돌릴지가 변수다. 특히 삼성은 SK와 마찬가지로 올 하반기에 HBM4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하고, AI 메모리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도입키로 했다. 가장 미세화된 1c 기술은 메모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선행 기술로, HPC(고성능 컴퓨팅)와 AI 반도체의 진보에 있어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c 기반 HBM4는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삼성보다 한 단계 낮은 1b(10나노급 5세대) 공정을 기반으로 HBM4를 개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BM4에 적용된 첨단 공정 기술 수준의 차이가 향후 HBM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마이크론보다 HBM4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한 HBM4 원가 상승 및 수익성 하락 우려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는 대역폭 향상을 위한 입출력 개수 증가, 저전력 디자인 등 많은 변화가 있는 제품으로서 원가 상승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며 “수익성 최적화를 위해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비단 HBM뿐만 아니라 D램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는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하고, AI GPU(그래픽처리장치)용 GDDR7의 용량을 더욱 늘린 24Gb(기가비트) 제품을 준비키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의 AI 메모리 제품군 다양화를 통해 AI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낸드는 수요에 맞춘 신중한 투자 기조와 수익성 중심 운영을 이어가고. 향후 시장 상황 개선에 대비한 제품 개발을 지속 추진한다. 특히 QLC(Quadruple Level Cell) 기반 고용량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판매 확대와 321단 낸드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중국공장에 대해선 기존대로 운영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공장, 충칭에 패키징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공장을 가동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레거시(범용) D램 수급 상황을 보면 중국공장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규제 범위 내에서 적극 대응하면서 중국공장을 기존대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에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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