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8년 만에 충무로 SK-C타워로 사옥 이전
충무로 시대 맞아 미래 비전 실현 가속화 기대
최근 10개 분기 연속 적자…분위기 쇄신 시급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 중심 사업 전개
최태원 점찍은 글라스 기판 시장 선점 가속화
반도체, 이차전지 분야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C가 광화문을 떠나 충무로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SKC는 광화문에서 ‘글로벌 스페셜티 마케터’로 변신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 충무로 시대를 맞아 반도체, 이차전지, 친환경 등 3대 사업을 중심 축으로 하는 ‘글로벌 ESG 솔루션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이를 통해, 만성적인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흑자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SKC는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케이트윈타워에서 충무로 SK-C타워로 사옥으로 이전했다. 이는 2017년 강남 교보타워에서 광화문사옥으로 이전한 지 8년 만이다.
SK-C타워는 SK리츠가 지난해 11월 취득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연면적 2만1641㎡(약 6546평)에 달하는 오피스 빌딩으로, SKC와 SK㈜ C&C, 티맵모빌리티 등 SK 계열사가 입주했다.
업계 안팎에선, SKC가 이번 충무로사옥 이전을 계기로 또 한번 미래 비전 실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SKC는 과거 광화문사옥 이전과 함께 스페셜티 중심 사업 모델로의 전환을 꾀한 바 있다. SKC는 2016년 10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페셜티 마케터 도약이라는 뉴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시장의 요구와 기술적인 해법을 결합하는 마케터 의식을 바탕으로 스페셜티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SKC는 이러한 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협업하고, 빠르게 바뀌는 외부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의 필요성을 십분 느꼈다. 이에 SKC는 2017년 광화문사옥으로 이전하며 스페셜티 중심 사업 모델로의 전환을 완성했다.
SKC는 이번 충무로 사옥 이전을 계기로 또한번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SKC는 미래 비전 추진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시급하다. SKC는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새로운 변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10개 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SKC는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었다. 당장, 충무로사옥 이전을 계기로, 동박 등 이차전지 소재와 글라스(유리) 기판, 테스트 소켓 등 반도체 소재, 고강도 PBAT(생분해성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ESG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SKC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 가운데 동박 사업의 매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고객사 재고 수준이 크게 낮아지면서 올해 동박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화권 대형 고객사에 대한 공급 비중은 5%에서 최대 2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를 통해 주요 고객사와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매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말레이시아공장 가동률도 큰 폭으로 끌어 올릴 예정이다. SKC는 지난해 4분기 30% 수준이었던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가동률이 올해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소재 부문의 경우 테스트 소켓 사업을 담당하는 ISC를 주축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올해 1분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HBM(고대역폭메모리) 테스트 소켓을 앞세워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수요를 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AI(인공지능)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ASIC(주문형 반도체) 테스트 소켓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미래 사업인 글라스 기판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글라스 기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점찍은 SK의 미래 먹거리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부품으로,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기존 반도체 기판과 달리 유리를 원재료로 해 기판을 보다 얇고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도 기존 기판 대비 30% 이상 줄어든다. 이에 HBM 등 고성능 AI 메모리에 적용하기 위한 고순도 글라스 기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KC가 글라스 기판을 양산한다면 SK하이닉스와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SK하이닉스가 글라스 기판 기반의 HBM을 출시한다면 AI 반도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글라스 기판에 대한 최 회장의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해 7월 최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만난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앱솔릭스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영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의 CEO와 연쇄 회동을 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에 힘써 왔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가 글라스 기판의 주요 수요처인 만큼 최 회장이 영업맨을 자처한 것이다.
최 회장의 강한 의지에 힘입어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양산 목표도 순항하고 있다.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상업화 준비는 현재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완공된 공장에는 현재 모든 설비가 구축됐다. 이 곳에서 앱솔릭스는 TGV(유리관통전극) 공정 시간을 단축해 연 4만8000장의 글라스 기판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지속해서 기술력을 고도화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SKC에 따르면 앱솔릭스는 올해 출하가 목표다.
이뿐만 아니다. SKC는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인 운영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힘쓴다.
SK그룹은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 활동이자 경영 전략이다.
그룹 기조에 발맞춰 SKC도 최우선 과제로 재무 건전성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먼저 비핵심 자산의 적기 유동화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차입금을 줄이고 투자사의 재무 부담을 크게 낮췄다. 지난해 9월에는 SK넥실리스에 대한 7000억 유상 증자 지원으로 인수 금융 전액을 상환했고, 같은해 11월엔 디스플레이용 FCCL(Flexible Copper Clad Laminate) 소재를 공급하는 SK넥실리스 박막 사업을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주력 사업 경쟁력 제고와 신성장동력 육성, 재무 건전성 강화를 통해 SKC는 적자 기조에서 탈피해 흑자 반등을 꾀한다는 목표다.
SKC 관계자는 “동박 등 주력 사업의 기초체력과 경쟁력을 키우고, 글라스 기판 등 신규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며 “이와 함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노력도 지속해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무로 시대 개막을 전환점으로,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을 가속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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