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낸드 가격, 최대 10%까지 상승 전망
AI 열풍에 기업용 SSD 수요↑…재고 감소도 영향
삼성 낸드 시장 점유율 33.9% ‘1위’…SK 20.5%
전 세계 낸드 제품 2개 중 1개는 ‘K-반도체’
삼성·SK, QLC 기반 고성능 SSD 유일 생산
낸드 패권 쥔 삼성·SK, 실적 개선 기대감 ↑

그동안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전 세계를 휩쓴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LLM(거대언어모델) 학습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저장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I(인공지능) 훈풍을 타고 올해 3분기 낸드 가격이 최대 10%까지 상승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낸드 호황이 본격화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낸드 시장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낸드 가격은 5~1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낸드 가격 상승률이 3~8%로 관측됐던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낸드 가격이 최대 10%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은 주요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와 기업용 SSD의 수요증가, 공급망 전반의 재고 감소 등 여러 호재가 맞물린 덕분이다.
트렌드포스는 “북미 주요 빅테크의 지속적인 AI 투자가 올 3분기 기업용 SSD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용 SSD 시장은 완제품 재고 수준이 낮게 유지되면서 공급 부족으로 전환할 것이다”며 “이는 직전 분기 대비 최대 10%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낸드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소식은 삼성, SK 등 K-반도체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낸드 가격 폭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낸드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 길을 걸었다.
그러나 올 1월을 기점으로 낸드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와 관련, 트렌드포스는 “고용량 TLC·QLC 낸드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올 들어 낸드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특히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기업용 SSD 등의 일시적 수요 조정이 끝나는 올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낸드 가격 인상에 따른 수혜는 삼성·SK에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SK가 전 세계 낸드 시장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9%로 집계됐다. 전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 삼성은 독보적인 1위에 랭크됐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5%를 기록했다.
삼성과 SK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절반이 넘는 54.4%에 달한다. 사실상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는 낸드 제품 2개 중 1개는 K-반도체 제품인 셈이다.
삼성·SK가 낸드 시장에서 이처럼 과점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AI 열풍으로 고성능 SSD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한 덕분이다.
그동안 낸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D램에 밀려 AI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는 데이터 저장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이에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는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주요 빅테크의 AI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SSD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AI 추론 단계에서 알고리즘을 빠르게 동작하기 위해선 LLM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보관할 공간이 요구된다. 이에 가장 적합한 선택지로 부상한 것이 고성능 SSD다.
주목할 점은 K-반도체가 고성능 SSD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낸드 업계에서 관심을 쏟고 있는 기술은 대용량 QLC(Quadruple Level Cell)다. QLC는 셀 하나에 4자리 데이터를 담을 수 있어 동일한 칩 크기에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QLC 기반의 기업용 SSD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PS1012 U.2’. <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초고용량 SSD인 ‘1Tb QLC 9세대 V낸드’를 업계 최초로 양산했다. 같은해 4월에는 업계 최초로 ‘1Tb TLC(Triple Level Cell) 9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한지 불과 5개월여 만에 한층 고도화된 낸드 제품을 공개한 것이다.
삼성 9세대 V낸드는 ‘채널 홀 에칭’ 기술을 활용해 더블 스택 구조 중 업계 최고 단수인 280단대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 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한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도 첨단 낸드 제품을 출시하며 기술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은 현존 낸드 솔루션 최대 용량인 122TB를 구현한 QLC 기반 기업용 SSD ‘D5-P5336’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세계 최초로 5년 간 무제한 임의 쓰기(Random Write)를 할 수 있는 수준의 내구성을 갖췄다. 이에 데이터 집약적인 AI 작업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PS1012 U.2’도 개발했다. 해당 제품은 최신 PCle(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5세대를 적용해 이전 4세대 제품보다 대역폭을 2배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32GT/s에 달한다. 순차 읽기 성능은 이전 규격 제품 대비 2배 수준인 13GB/s다.
또한 OCP(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2.0 버전을 지원해 글로벌 AI 고객사들의 여러 데이터센터 서버 장치와 호환성도 높였다.
이렇듯 최첨단 기술로 중무장한 삼성과 SK는 고성능을 요구하는 기업용 SSD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글로벌 낸드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특히 올 3분기까지 낸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삼성·SK의 낸드 사업 실적이 한층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5~30% 정도다. 낸드 사업의 호황이 지속될 경우, 삼성·SK의 실적 개선에도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K-반도체 진영도 앞다퉈 낸드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 사업에서 V8과 V9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중장기 제품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서버용 고용량 V7 QLC SSD 판매 비중을 확대해 메모리 실적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되 기업용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생성형 AI 추론 서비스의 고도화로 고성능 TLC SSD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 QLC SSD도 128TB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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