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판권 종료로 외형 축소…자큐보 기대
동화약품, 중선파마 투자 비용 지출로 영업이익 감소
삼진제약, 매출·영업이익 하락…판매부진·연구개발비 증가

올해 경영 일선에 뛰어든 제약사 오너일가가 받은 1분기 성적표의 명암이 엇갈렸다. 제일약품의 한상철 대표는 주력 품목 판권 종료라는 악재 속에서도 신약 성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으나, 동화약품의 윤인호 대표와 삼진제약의 조규석·최지현 대표는 투자 확대 등의 여파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630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비아트리스코리아 제품의 판권이 종료됨에 따라 외형이 축소됐다. 말초신경병성 치료제 ‘리리카캡슐’의 매출은 125억원, 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캡슐’은 62억원, 신경병성통증 치료제 ‘뉴론틴캡슐’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40.4%, 41.6% 감소했다. 다만, 매출원가도 같이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회사의 1분기 매출원가는 1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
제일약품은 2분기부터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로 실적 개선할 전망이다. 자큐보정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허가받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으로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정은 2024년 4분기 33억원, 2025년 1분기 67억원으로 출시 후 처방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자큐보’의 성장은 올해 3월 대표로 선임된 한상철 제일약품 대표의 성과로 평가된다. 한 대표는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0년 ‘자큐보정’을 개발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파스 등 일반의약품 판매 중심이던 제일약품을 신약개발회사로 체질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오너 4세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도 올해 3월 대표로 선임돼 첫 성적표를 받았다. 동화약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57억, 영업이익은 23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2023년 12월 인수한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효과로 외형은 커졌지만, 매장 확장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동화약품의 의약품 유통체인 부문 매출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도 468억원으로 8.0% 늘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중선파마를 인수하면서 매장 오픈을 공격적으로 했다”며 “재작년에 인수할 당시보다 약 100여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고 이와 관련된 투자비용이 지출됐다”고 밝혔다.
중선파마는 윤인호 대표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한 수단이다. 윤인호 대표는 고(故) 윤창식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부사장이었던 당시 사업다각화 및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중선파마의 인수를 주도했었다. 중선파마가 동남아 시장에서 잘 자리 잡을수록 윤 대표의 경영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진제약은 오너 2세 조규석, 최지현 대표 체제로 전환된 첫 분기부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진제약의 1분기 매출은 709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2.7% 감소했다.
주력제품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제품별로 살펴봤을 때 정제의 1분기 매출은 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캅셀제의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83억원을 기록했다. 정제와 캅셀제는 각각 전체 매출의 52.49%, 11.78%를 차지한다.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진제약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삼진제약은 기존 의약품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동시에 신규 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의 경우 사회적 불안 요인들과 지속되는 경기 불황 등으로 일시적 영향이 있었다”며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건전성을 관리하고 외부 협업을 통한 성과 창출에 집중하며, 생산능력 정상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과 매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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