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5~21개월치 미국 판매 제품 재고 확보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구축 연말까지 검토·결정
“약가 인하 정책은 오히려 미국 시장 확대 기회될 것”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트럼프 행정부 관세·약가인하 정책 관련 대응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지원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약가 인하 정책이 어떻게 발표가 되던 간에 최소한 2026년까지는 회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 오전에 개최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의약품 관세·약가 인하 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이미 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당사 제품들은 최소 15개월에서 최대 21개월까지 판매할 수 있는 재고를 가지고 있다”며 “이미 제품의 재고가 있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 사업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보관의 안전성과 물류 이동이 용이성 때문에 한국에서는 원료의약품만 생산하고 완제의약품은 미국에서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서 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300만 바이알 규모의 완제의약품 CMO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추가로 필요시 600만 바이알까지 계약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대응 차원에서 진행 중인 미국 현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 회장은 “10만 리터 규모의 공장을 한국에서 짓는다고 가정하면 1조3000억원이 들지만 미국에 지으면 2조원이 투자돼야 한다”며 “미국 8개 주의 48개 입지를 두고 경제성이 있는 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이 구체화된 후 연말까지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공장 유력 후보지로 바이오 생산 시설이 밀집된 뉴저지를 꼽으며 만약 공장을 짓는다면 자동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텍사스에 있지만 제약사들은 대개 뉴저지에 있다. 우리도 남들이 많이 선택했던 곳으로 가지 않을까한다”며 “미국의 급여는 한국보다 최소한 70% 가량 높으므로 자동화율을 최대한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트럼프의 약가 인하 정책이 오히려 셀트리온에게 미국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약가가 비싼 이유는 복잡한 중간 유통 구조 때문이다”며 “중간 유통 구조가 단순화되면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약가 인하 정책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떨어지면 바이오시밀러 약가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셀트리온이 판매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유럽 판매가보다 높지 않고 오리지널 의약품 도매가(WAC) 대비 최대 90%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더 내려갈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서 회장은 신약 짐펜트라 제품은 약가 인하 정책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짐펜트라는 다른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10% 싸지만 다른 오리지널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짐펜트라도 똑같이 적용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는 회사의 주력 제품이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으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매출 5조원 목표에 변경이 없다고도 밝혔다. 서 회장은 “적어도 매출이 4조6000억원~4조7000억원으로 5조원 범위 내에서 나올 것”이라며 “2038년까지 총 40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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