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2일 이사회…그룹 성장 기반 확보 안건 의결
SK에코플랜트, 머티리얼즈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 흡수
SK 반도체 밸류체인 담당…IPO 추진 밑그림 분석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브로드밴드에 5000억에 매각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
SK그룹이 불확실성 시대, 위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그룹 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에 속도를 낸다. SK는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키고, SK C&C의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매각하는 등 미래 핵심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해 그룹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는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재편하고, SK C&C가 보유한 30MW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통과된 안건에 따라 SK㈜는 CIC(사내 독립 기업)인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키로 했다. 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옛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던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추가로 품게 됐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관련 EPC(설계·조달·시공), 리사이클링 등에 이어 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게 됐다.
SK에코플랜트의 새 식구가 된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개사는 각각 프리커서, 식각 가스, 블루 도판트, 포토 소재 등 반도체 공정상 핵심 소재를 제조하는 업체들이다.
SK트리켐은 박막을 반도체용 웨이퍼에 부착하는 데 필요한 프리커서 소재 전문 업체다. SK레조낙은 반도체 회로 패턴 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식각 공정용 특수 가스를 공급한다.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발광 소재인 블루 도판트를 생산하고,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형성하는 공정에 필수인 포토 소재를 주력으로 양산한다. 특히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국내 최초로 포토 공정용 세정제도 국산화해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SK㈜는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 편입을 계기로 SK에코플랜트가 기존 건설 및 친환경 기업에서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함에 따라 미래 성장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의 위상이 큰 폭으로 높아질 전망이어서다.
사실상 반도체 제조·양산을 지원하기 위한 후방 산업 경쟁력을 한층 제고한 SK에코플랜트는 그룹 내에서 반도체 밸류체인(가치 사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필수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분석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 시설과 팹 등 반도체 인프라 EPC 구축 노하우를 기반으로 SK에어플러스(산업용 가스), 에센코어(반도체 모듈) 등 기존 반도체 포트폴리오에 더해 반도체 소재 부문까지 강화한 반도체 종합 서비스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편입을 두고 IPO(기업 공개) 추진을 위한 밑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존의 건설 및 친환경 사업 위주로는 IPO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반도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2022년 7월 SK에코플랜트는 1조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4년 내 IPO를 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에 따라 SK는 당시 방점을 찍었던 친환경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수조원을 쏟아 부어 친환경 폐기물 업체들을 인수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IPO의 불투명성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SK에코플랜트는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신사업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SK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해 줄 사업으로 반도체 소재 및 서비스를 낙점했다.
반도체 관련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SK에코플랜트의 결정은 정확했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영업익은 2347억원으로, 2023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SK에어플러스, 에센코어 등 자회사 편입 효과가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30M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SK C&C 판교캠퍼스. <사진=SK>
반도체 뿐만이 아니다. SK㈜는 SK브로드밴드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도 추진해 AI 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번 데이터센터 인수로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가산, 서초, 일산 등에 이어 판교까지 총 9개로 늘어나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계기로 미래 디지털 경제를 선도함과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지주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지주사 본연의 역할 수행에 적극 매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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