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파운드리도 ‘비상’…TSMC와 격차 10조 넘게 벌어졌다

시간 입력 2025-05-12 16:58:03 시간 수정 2025-05-12 16: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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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 25.1조원
TSMC는 약 38.9조원…매출 격차 13조원↑
HBM 주도권 확보 실패로 메모리 판매 급감
AI 칩 양산 물량 TSMC에 내준 것도 타격
삼성 반도체 실적 적신호…2분기도 ‘암을’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분투 중이짐만 좀처럼 추격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삼성이 TSMC에 더 밀리는 추세다.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반도체 양산 수요를 TSMC에 다수 빼앗긴 결과다. 결국 삼성전자와 TSMC 간 분기 매출 격차가 10조원 넘게 벌어졌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30조1000억원 대비 16.6%(5조원)나 줄어든 수치다.

삼성 반도체의 매출이 크게 하락한 것은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HBM 주도권 확보에 뒤처졌던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의 칩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결과다.

또한 시스템LSI 사업은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시스템온칩)를 공급하는 데 실패하며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 및 가동률 정체로 파운드리 실적이 부진한 것도 뼈아팠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양산 물량을 TSMC에 대부분 내주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입지는 더욱 위축됐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미 현지서 파운드리공장을 운영 중인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고객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삼성 파운드리는 매 분기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가 고전하면서 투자 규모는 줄어들었고, 이는 반도체 수율 제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 내부에서도 “비상 상황에 처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은 모바일·PC 등 업황 반등 지연에 따른 수요 약세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반면 올 1분기 TSMC 매출은 8393억5000만대만달러(약 38조9626억원)에 달했다.

TSMC는 미국 등 선진국의 AI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로 AI 칩를 서둘러 비축하려는 고객 수요까지 몰리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TSMC의 올 1분기 매출과 관련해 “스마트폰 매출액이 비수기에 접어들며 전 분기 대비 감소한 반면, HPC(고성능컴퓨팅) 매출액이 증가하며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양사 간 매출 격차는 10조원 넘게 벌어졌다.

앞서 2021년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메모리 업황이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 삼성은 TSMC에 매출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가 근소한 차이로 TSMC를 앞지르며 선두 자리를 수성하는 듯했으나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3분기 또다시 TSMC에 추월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와 TSMC 간 매출 격차는 3조원 수준이었으나 4분기엔 8조원으로 배 이상 불어났고, 올 1분기엔 10조원 이상으로 더 확대됐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사업에만 주력하는 TSMC의 매출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 모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고, 특히 파운드리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사 매출을 살펴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향후 전망도 삼성에 그리  밝지 않다. TSMC의 매출 우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 전망치가 28조~3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 시행에 앞서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반도체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TSMC 역시 올 2분기 매출 전망치를 284억~292억달러로 제시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39조7884억~40조9092원 수준이다. 이는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보다 10조원 가량 높다. 사실상 올 2분기에도 TSMC가 삼성전자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삼성·TSMC 간 매출은 한동안 큰 격차를 유지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올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체 매출은 미국 달러 기준 20% 중반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관련 수요는 계속 탄탄할 것이다”고 낙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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