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Data

대한상의, 9일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 개최
“정부, AI 생태계 구축 위해 마중물 역할 해야”
“리소스·인재도 집중화…미래 AI 전략 마련”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가 글로벌 AI(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산·관·학이 ‘원팀’이 돼 제조 AI 기술력 선도, 국가적 전략에 기반한 초혁신, 신속한 정책 추진 등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인공지능학회,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함께 ‘대한민국 AI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 이지형 인공지능학회장, 최경진 인공지능법학회장 등 정부·기업·학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기조 연설과 패널 토론 좌장에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 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이, 각 세션 좌장에는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정송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연구원장 겸 AI대학원장이 자리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자랑하던 수출품 등은 향후 AI의 도움이 없으면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 뻔하다”며 “국가가 갖고 있던 경제 모델 자체가 전부 부서지는 그런 문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효율적으로 리소스와 인재를 집중화해 대한민국이 잘할 수 있는 AI 분야에 대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미래를 개척해 나갈 새로운 전략들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는 미래 한국의 AI에 어떻게 리소스를 집중시키고, 어떤 분야에 어떤 전략을 적용하는 게 적당할지 살피는 자리다”며 “갑론을박을 통해 미래 전략 방향을 찾아서 정책을 만드는 등 정부와 민간이 같이 협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AI 컴퓨팅 인프라와 독자적인 AI 모델을 바탕으로 AI가 경제·사회 각 분야에 확산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민간의 혁신과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AI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안 장관도 “제조업에서 AI 활용은 AI 강국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며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선 산업 AI 및 제조 AI에서 글로벌 1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제조 현장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산업 데이터는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요소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우리 기업의 강점을 살리는 ‘산업 AI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안 장관은 ‘산업 AI 세계 1등 국가 달성’을 위한 정책 과제로, 산업 AI의 성공 사례 확산, 산업 AI 인프라 구축, 산업 AI 인재 양성 등을 제시했다.

기조 발표에 나선 염 총장은 “AI 생태계는 시장 원리에 의해 구현돼야 AI 인프라·AI 모델·AI 서비스 순으로 발전하고, 늘어난 AI 수요가 다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며 “AI 생태계가 원활히 순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데이터, 인재, 인프라 등의 자원을 확보하고, 민간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 역시 정부가 수립한 국가 AI 전략과 정책들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전반적인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이어 나가야 한다”며 “민·관이 원팀으로 협력한다면 한국형 AI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형 AI 생태계 전략 속 기업과 정부의 역할, 제조 AI를 통한 성공 신화 창출,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 K-LLM(거대 언어 모델) 경쟁력 확보 방안 등 3개 주제로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김민기 KAIST 경영전문대학원장은 AI 생태계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 전략 자산인 AI 컴퓨팅 인프라의 확충과 함께 AI의 핵심 투입 요소인 전력, 데이터, 인재에 대한 공급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의 재정 투입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 교수는 제조 AI의 개발과 활용 촉진 방안에 대해 “제조 AI는 생산성 향상을 넘어 한국의 주요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핵심 전략이 돼야 한다”며 “특히 산업-AI-에너지를 연계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성장동력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적 돌파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맞춤형 데이터센터 운영, AI 바우처를 통한 AIX(AI 전환) 수요 창출, 메가 샌드박스 등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전방위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 원장은 한국형 LLM 경쟁력 제고와 관련해 “LLM은 각 국가의 AI 생태계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적 변화를 일으키고 향후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다”며 “대학과 기업의 역량을 결집한 LLM 구축을 위해 정부는 인프라, 데이터, 인재 등의 핵심 요소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지난 6일 ‘우리나라 AI 생태계 구축 전략 제언’을 발표하며 AI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는 AI 3대 투입 요소(에너지·데이터·인재)와 3대 밸류체인(인프라·모델·AI 전환)에서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는 ‘3+3 이니셔티브’ 구조로 10대 정책 과제를 건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