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 전년비 60% 증가…애플 추가 투자 검토 중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조치로 미중 갈등 심화…탈중국 가속화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대거 출시…인도 시장 공략 강화

애플 아이폰 16 프로. <사진제공=애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공급망 및 신흥 시장으로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 비중이 큰 애플은 인도 내 추가 생산라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은 현지에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시장 기반 다지기에 돌입했다.
16일 인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인도 내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로부터 약 20억달러(2조8600억원) 규모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공급 받았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애플이 인도산 아이폰 공급량을 늘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에 앞서, 미국 내 아이폰 재고를 비축한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상호관세로, 인도는 26%, 중국은 145%를 부과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했으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폰 수송 작전에는 최소 6대의 화물 전세기가 투입됐으며, 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었다”며 ”애플은 운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항의 세관 통과 시간을 기존 3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달라고 공항 당국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해 4월 18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애플스토어 개소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
업계에서는 이번 상호관세 조치에 따라 애플의 ‘탈중국’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은 앞서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겪게 되면서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왔다.
현재 아이폰 생산 국가 비중은 중국이 약 90%, 인도가 약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생산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인도 내 생산량 또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간 인도에서 생산된 아이폰 규모는 약 220억달러(약 3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호관세 조치에 따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인도 내 생산 비중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인도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인도 구루가온의 갤러리아 마켓에 위치한 '삼성스토어'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일찌감치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으로 인도를 점찍고 현지 생산라인을 가동중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서 연간 1억200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갤럭시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갤럭시 S23 시리즈의 인도 공급 물량 100%를 노이다 공장에서 제작하는 등 플래그십 제품 생산을 본격 개시했으며, 이후 갤럭시 S24, 갤럭시 Z 플립·폴드 6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물량 중 30% 가량을 이곳에서 생산 중이다.
현지 시장을 고려한 중저가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인도 시장에 갤럭시 M56 5G를 출시한다. 올해 인도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 신제품은 플래그십 라인업 갤럭시 S25 시리즈를 비롯해 갤럭시 A56 5G, 갤럭시 M16 5G 등 9종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비보(19%), 샤오미(17%), 삼성전자(16%), 오포(12%), 리얼미(11%)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보와 샤오미가 출하량을 각각 13%, 6%씩 늘리면서 시장 1, 2위에 올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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