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1분기 갤S25·이구환신 정책 수혜 전망
LG이노텍, 실적 전망치 상향…고환율·애플 물량 확대
트럼프 정부 관세 계획 번복…IT 시장 불확실성 커져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국내 양대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올해 1분기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계획 혼선으로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오는 24일, 삼성전기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2조6986억원, 영업이익 1997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2.83%, 10.75%씩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거두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 중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5 출시 효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사업부가 전년 대비 개선된 4조원대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중국 내 IT(정보통신) 기기 수요가 증가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구환신은 내수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정부가 시행한 정책으로, 새 전자 제품 구매 시 구매 가격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해 준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구환신은 가전이라든지 휴대폰, 자동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삼성전기 부품 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MLCC가 실적 성장을 주도하며, 특히 갤럭시 S25 출시 효과와 중국 이구환신 정책에 대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 서울 마곡 본사. <사진제공=LG이노텍>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4437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갂 2.54%, 40.38%씩 감소한 수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선제적으로 주문량을 늘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과 DB증권이 전망한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304억원, 1219억원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미국 관세 발효 전에 아이폰을 미리 선적하려는 북미 고객사의 카메라 모듈 주문량 증가 때문”이라며 “테크인사이츠 기준 1~2월 누적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1% 감소했지만, 출하량은 2% 감소에 그쳤다”고 밝혔다.
1분기 양사가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 계획을 번복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이에 대해 “관세 예외가 발표된 적이 없다. 단지 다른 관세 부류로 옮길 뿐”이라며 입장을 뒤집었다.
스마트폰 등 품목별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될 경우,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역시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애플은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 관세 부과에 따라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경우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품가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진행된 정기 주총에서 이같은 미국 관세 우려에 대해 “가격에 전가될까 걱정하는 부분은 있다”면서도 “생산 사이트가 국내에도 있고, 베트남에도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있기 때문에 여러 사이트를 잘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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