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감소·재고자산 증가 등 영향
녹십자, 현금흐름 -534억원…유출 지속
한미약품, 현금흐름 전년 대비 최소 감소

국내 주요 5대 제약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기순이익 감소와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녹십자는 5대 제약사 중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4억원 대비 현금 유출 규모가 827.7% 확대된 수치다.
녹십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한 것은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6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녹십자의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년(-19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이외에도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증가했다. 실제로 녹십자의 작년 재고자산은 7466억원으로 전년(5162억원) 대비 44.6% 증가했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1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녹십자는 지난해 7월 이 제품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회사는 출시 전 충북 오창공장을 증설하고 미국 현지 혈액원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확대한 바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알리글로 출시 준비 과정에서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목표로 혈액제제 재고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폭이 큰 곳은 종근당이다. 종근당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43억원으로 전년(3182억원) 대비 79.7% 감소했다. 종근당 역시 수익성 감소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1조5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7%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114억원으로 전년(2136억원) 대비 47.8% 감소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2023년도 노바티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061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인해 ‘역기저효과’가 작용해 실적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재고자산 증가도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종근당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3538억원으로 전년(2614억원) 대비 35.3% 증가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각각 60% 이상 줄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46억원으로 전년(1441억원) 대비 62.1% 하락했다. 대웅제약의 현금흐름도 마찬가지로 전년(1360억원) 대비 62.1% 감소한 515억원이다.
양사는 작년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의 당기순이익은 552억원으로 전년(1342억원) 대비 58.9% 감소했다. 대웅제약의 당기순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1200억원) 대비 80.6% 감소했다.
재고자산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유한양행의 재고자산은 7466억원으로 전년(5162억원) 대비 44.6% 늘었다. 대웅제약의 재고자산은 2564억원으로 전년(2415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5대 제약사 중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한미약품의 현금흐름은 1935억원으로 전년(2165억원) 대비 10.6%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5대 제약사 중에서 당기순이익이 가장 작게 감소했으며 재고자산 증가폭도 가장 작았다. 한미약품의 당기순이익은 1404억원으로 전년(1654억원) 대비 15.1% 줄었으며 재고자산은 3009억원으로 전년(2888억원) 대비 4.2% 늘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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