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LG전자 매출 22조7447억원…전년比 7.8% 증가
영업익은 1조2590억원…1분기 기준 6년 연속 1조 상회
HVAC 등 B2B 사업 위주 ES사업본부, 호실적 견인 ‘톡톡’
B2B 독립 사업본부 신설…조주완의 결단, 실적 마중물
구독 사업도 효자 사업 부상…“전년 대비 60% 성장한 듯”
LG전자가 1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매출 22조원 시대’를 열었다.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HVAC(냉난방공조)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승승장구 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1분기 복합위기속에서도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B2B 사업의 한 축인 ES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던 결단이 ‘2030 미래 비전’을 가속화하는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액이 22조74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조959억원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매출이 22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이같은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1분기 LG전자의 매출액 전망치는 22조668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잠정 매출은 시장의 관측을 웃도는 22조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B2B와 구독, webOS 등 Non-HW(비하드웨어), D2C(소비자 직접 거래) 등 신사업이 ‘질적 성장’을 이루면서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도 1조원을 상회하며 선방했다. 올 1분기 LG전자 영업익은 1조25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352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1354억원과 비교해선 무려 829.8%나 급증했다.
아울러 LG전자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1분기 기준 영업익이 6년 연속 1조원을 웃도는 대기록을 썼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질적 성장 사업의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게 됐다”며 “이는 1조원대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원 투입, 원자재 및 물류 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B2B 사업을 영위하는 ES사업본부가 LG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이날 B2B 사업의 핵심으로 육성 중인 HVAC 분야의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2조5890억원, 영업익 3356억원을 크게 뛰어 넘은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주를 기반으로 하는 HVAC 사업 본질과 고객의 특성에 맞춰 독립 사업본부를 새로 신설하고, 이를 통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선 ES사업본부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 사업본부의 대대적 재편을 단행했다. 이에 기존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Business Solutions) 등 4개 사업본부는 △HS(Home Appliance Solution)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VS(Vehicle Solution) △ES(Eco Solution) 등으로 탈바꿈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ES사업본부다. ES사업본부는 전사 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조 사장은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할 때 생활가전 사업과는 분리된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 해당 사업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조 사장의 결단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상업용 공조 시스템 분야에서는 기후, 건축 방식, 주거 형태 등 현지 특화 솔루션을 앞세워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고 있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산업·발전용 공조 시스템 분야에선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를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확보 중이다.
가정용 HVAC 사업은 AI 에어컨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제품의 인기는 가히 놀랍다. AI 기능을 탑재한 LG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판매량이 워낙 빠르게 확대되는 탓에 경남 창원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은 풀가동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ES사업본부의 눈부신 성장은 LG전자를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시키겠다는 조 사장의 목표 달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의 평가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열풍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인 칠러 매출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LG전자의 HVAC 사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 비중은 지난해 35%에서 2030년 50%까지 확대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LG전자가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구독 사업도 효자 사업으로 부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의 성과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고 자평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LG전자는 구독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된다”며 “구독 사업은 지난해 대비 6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올해 LG는 구독 적합형 라인업을 보강하고,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구독 사업의 해외 진입 또한 지속 확대키로 했다.
MS사업본부도 실적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맞춤형 콘텐츠 추천부터 화질, 음질까지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2025년형 TV 라인업을 출시하며 시장을 빠르게 공략 중이다.
초경량 AI 노트북 ‘LG 그램 프로’,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신제품 ‘LG 스탠바이미 2’ 등도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대규모 해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MS사업본부는 올해부터 TV, 노트북·모니터,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며 TV 중심이던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VS사업본부는 LG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LG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 했다.
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등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 구축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 생산 거점의 운영 역량 향상에 집중하며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차량용 램프는 고해상도, 지능형 램프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업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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