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결국 인텔과 파운드리 손 맞잡았다…‘2인자’ 삼성전자 위기↑

시간 입력 2025-04-04 17:59:14 시간 수정 2025-04-04 17: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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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TSMC, 인텔 파운드리사업부 운영 합작 회사 설립 잠정 합의
인텔 품은 TSMC,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삼성 파운드리 비상

미국 인텔 본사. <사진=인텔>

대만 TSMC가 미국 인텔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손을 맞잡기로 했다.

두 기업이 동맹을 맺는다는 소식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 삼성전자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TSMC가 인텔을 품으며 파운드리 시장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경우, 삼성의 입지는 급속도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현지시간으로 3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합작 회사 설립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TSMC 경영진이 최근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부문을 운영할 합작사를 새로 만드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말했다.

새로 설립되는 합작 회사의 지분 중 20%는 TSMC가 보유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인텔과 다른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나눠 갖는다. 다만 다른 반도체 업체가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TSMC가 인텔의 파운드리사업부 인수를 고려하고 나선 것은 자국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때문이다.

앞서 올해 2월 블룸버그 통신은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로 인해 인텔 공장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TSMC 관계자들과 만나 TSMC와 인텔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논의는 매우 초기 단계로, 양사가 향후 어떤 구조로 파트너십을 맺을지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TSMC가 인텔의 반도체공장을 완전히 운영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디인포메이션 역시 블룸버그의 보도를 재확인했다. 디인포메이션은 “미 백악관과 상무부가 장기화하는 인텔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TSMC와 인텔이 협력하도록 압박해 왔다”고 밝혔다.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사실상 인텔·TSMC 간 연합 전선이 구축되면서 글로벌 시장 내 TSMC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삼성전자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대만 자유시보는 “TSMC가 인텔 공장을 인수하면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다”며 “삼성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8.1%를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이에 삼성과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무려 59.0%p나 됐다. 세계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삼성 파운드리가 TSMC를 따라잡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이런 와중에 TSMC와 인텔이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면서 파운드리 2인자 삼성전자의 위상은 바닥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와 초미세 공정 투자를 이어 온 인텔이 힘을 합칠 경우, 삼성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인텔 연합으로 미국과 대만의 파트너십은 더 강화될 것이다”며 “결국 삼성전자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한편 이번 잠정 합의는 지난달 립부 탄 인텔 신임 CEO(최고경영자)가 취임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성과로 풀이된다. 탄 CEO는 지난달 31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핵심 사업이 아닌 자산을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텔 내부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인텔 내부에서 이번 잠정 합의를 두고 대규모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기존 반도체 제조 기술마저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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