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애플 ‘아이폰’ 얼마나 오를까”…‘트럼프발 관세폭탄’, 삼성·애플 ‘직격탄’

시간 입력 2025-04-04 18:08:58 시간 수정 2025-04-04 18: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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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세계 곳곳에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구축
미 상호 관세 부과에 삼성·애플 스마트폰 제조 비상
中서 아이폰 90% 만드는 애플, 54% 고율 관세 적용
갤럭시 절반, 베트남서 양산…관세 46% 부과 위기
스마트폰 가격 인상 우려↑…“생산거점 전략 수정 불가피”

전 세계가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낮은 인건비를 찾아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장해 온 글로벌 기업들이 초비상 상태에 직면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트럼프발 관세폭탄의 최대 희생양으로 부상하며,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주요국에 스마트폰 공장을 가동중인데, 당장 트럼프발 상호관세로 최소 수십%의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특히 미국내 빅테크 기업중 대표 주자인 애플은 자국 국민들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이폰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가치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4일 미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공급망을 다양화해 온 애플을 시험에 빠뜨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애플은 본사가 있는 미국을 제외하고 인건비가 싸고 제조경쟁력이 높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에 공급라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트럼프의 관세폭탄으로 치명상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요 IT 기기를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생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당장,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중인데, 이들 제품은 미국에 공급하려면 최대 54%에 이르는 관세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고지한 중국의 상호 관세율은 34%다. 여기에 이미 사전에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추가 관세 20%를 더하면 중국에 부과된 관세는 54%까지 치솟는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이폰에 54%의 관세율이 적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뉴욕 증권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현지시간으로 3일 뉴욕 증권 시황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전거래일 2일 종가 기준 주당 223.89달러에서 무려 9.25%(20.7달러) 하락한 주당 203.19달러로 추락했다. 단 하루만에 애플의 시가 총액이 3113억 달러(약 446조3731억원) 가량 사라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상호 관세 부과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상호 관세 부과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지난 2018년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애플이 새로운 생산 기지로 낙점한 인도와 베트남도 이번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아직은 양산 비중이 크지 않지만,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을, 베트남에서 아이패드와 에어팟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는 애플의 생산기지가 있는 인도에는 26%, 베트남에는 46%의 상호 관세를 책정했다. 중국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애플로서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 디지털 기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애플과 경쟁자인 삼성전자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거점 역시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 돼 있다.

삼성이 제조국별 스마트폰 생산 비중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베트남에서 갤럭시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이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어 30%가량은 인도에서, 한국과 브라질 등에서 나머지 물량을 제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베트남에 부과된 상호 관세율은 46%다. 중국 못지않게 높은 관세인 셈이다. 또한 인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 관세는 26%나 되고, 나머지 지역인 한국(25%), 브라질(10%) 등에서도 상당한 관세가 매겨졌다. 

특히 삼성은 애플처럼 중국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삼성 모바일 역시 중국에 적용된 54%의 상호 관세의 직격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중국 내 업체에 외주 생산을 맡기는 ODM(제조업개발생산) 방식으로 제조했다. 결국 삼성 갤럭시 5대 중 1대는 54%의 고율 관세를 적용 받게 되는 셈이다.

애플 아이폰16 프로. <사진=애플>
애플 아이폰16 프로. <사진=애플>

이처럼, 삼성전자와 애플, 두 글로벌 스마트폰 투톱이 트럼프발 관세폭탄을 맞으면서,  아이폰과 갤럭시의 판매 가격 인상 또한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 현지에선 아이폰 최상위 모델 가격이 최악의 경우 약 330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3일 애플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면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40%가량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뉴욕 월스트리트의 로젠블래트증권은 미 현지에서 799달러(약 115만원)에 출시된 ‘아이폰16’ 128GB 기본 모델의 경우 관세 부과 이후 판매 가격이 최대 1142달러(약 164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판매 가격은 기존 1599달러(약 229만원)에서 관세 부과 이후 2300달러(약 330만원)로, 43% 가까이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공동 창립자도 “애플이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선 제품 판매 가격을 최소 30% 인상해야 할 것이다”고 점쳤다.

일각에선 삼성도 비슷한 수준으로 갤럭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갤럭시S25’ 128GB 기본 모델의 미 현지 판매 가격은 아이폰16 기본 모델과 동일한 799달러다. 이에 따라, 갤럭시 폰 가격도 아이폰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미국 내 스마트폰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스마트폰 가격에도 일부 상방 압력이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내 통신 업계 관계자는“미국 상호 관세 부과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갤럭시S25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갤럭시S25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루아침에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마주하게 된 삼성·애플은 모바일 사업 위축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보유 중인 재고로 이번 관세 리스크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올 초 출시한 갤S25 시리즈 물량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전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7·플립7’ 등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에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를 계기로 스마트폰 업계는 글로벌 생산 전략을 재검토하는 등 대책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삼성, 애플 모두 현재의 생산거점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세폭탄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 시장위축의 악순환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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