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광저우 LCD 생산라인, TCL 자회사 CSOT로 공식 이전
TCL “CSOT 생산능력 한층 확대…업계 선두 공고히 할 것”
LCD 가격 주도권 중국 중심 재편…삼성·LG 원재료 부담 가중
미니 LED 중심 중국 프리미엄 TV 점유율 확대…TCL 2위 등극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이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CSOT로 공식 이전됐다. 삼성, LG 등 국내 기업이 사실상 LCD 패널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LCD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의 영향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LCD 패널 주도권이 중국으로 쏠리면서 전체 TV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은 뉴스룸을 통해 지난 1일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5세대 LCD 라인을 자회사 CSOT로 공식 이전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광저우 생산라인을 CSOT에 108억위원(약 2조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SOT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80%와 지난 1월 중구 광저우지방정부가 보유한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광저주 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100% 확보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CSOT는 광저우 생산라인을 비롯해 총 9개의 대형 LCD 생산라인을 운영하게 됐다. TCL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생산라인을 ‘T11’으로 명칭하고, T11 생산라인을 통해 TV용 대형 LCD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생산라인의 최대 생산능력은 월 18만장 수준이다.
TCL은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CSOT의 생산능력은 한층 확대될 것”이라며 “정밀한 운영 관리로 T11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기술, 생태계 전반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에 따라 CSOT의 LCD 패널 시장 점유율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CSOT가 T11 라인을 확보하고, 8.6세대 T9 라인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대형 LCD 시장 점유율을 3.6%p 증가한 22.9%로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BOE, CSOT, HKC를 포함한 중국 상위 3개 패널 제조사의 LCD 시장 점유율은 66%에 이를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CSOT는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특히 55인치 패널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생산 능력을 확대해야 할 것이며, 이런 점에서 T11 라인 인수는 보다 유연한 운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T11 라인을 IT용 패널, 특히 모니터용 패널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 또한 고려할 수 있으며, CSOT가 모니터용 패널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면 T11 라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LCD 패널 주도권이 중국으로 쏠리면서 한국과 중국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TV 세트 시장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정적인 패널 공급망을 구축한 중국 기업과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LCD TV 원재료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실제 CSOT의 모회사인 TCL의 경우 TV 완제품·패널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구조 측면에서 국내 기업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11% 상승했으며,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매입액은 전년 대비 29.3% 증가한 7조5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원재료 매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11.2% 늘었다.
국내 기업이 주도하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기업들은 LCD 기반 초대형 미니 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니 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 성장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량을 앞질렀다. 해당 기간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p, 7%p 줄어든 반면, 중국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8%p, 6%p씩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시장은 중국이 생산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기업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OLED나, 인공지능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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