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반도체·로봇·전장’ 기업 ‘대 변신’ …문혁수 “글로벌 로봇 기업과 협업중”

시간 입력 2025-03-24 17:31:38 시간 수정 2025-03-24 17: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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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FC-BGA 양산 시작…유리기판 시제품 연내 생산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공략…글로벌 기업과 협력 중
멕시코 공장, 관세 영향 없어…생산기지 다변화 검토

LG이노텍이 반도체, 전장, 로봇 부품 등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프트폴리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 신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 효과는 올해 말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CEO)는 2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축적해온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부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며, 고객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건과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 총 4개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또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문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용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2023년까지 연매출 규모 3조원으로 육성해 반도체용 부품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공언했다.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 FC-CSP(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 등 고부가 제품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차량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모듈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용 부품 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시장에 진입, 지난해 12월 경북 구미4공장에서 글로벌 빅테크향 FC-BGA 양산을 개시했다. 문 대표는 “현재 빅테크 기업 중 2개 업체에게 승인을 받아 양산을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률이 올라올 것이고, 투자 규모가 좀 컸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은 내후년에 넘길 것 같다”고 밝혔다.

차세대 패키징 기판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기판의 사업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LG이노텍은 올해 말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대표는 “유리기판은 2, 3년후에는 통신용 반도체에서, 5년 뒤에는 서버용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야만 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유리기판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문 대표는 “유리기판은 아직 TGV(유리관통전극)도 완벽하지 않고, 유리가 두꺼우면서도 비아가 작아야 좋은 성능을 내는데 기술이 전체적으로 원하는 수준까진 안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도 협력하고 있는 빅테크들과 함께 2027년~2028년을 타겟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차량용 AP 모듈은 올 하반기 첫 양산을 목표로 현재 북미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차량용 AP 모듈은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의 발전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LG이노텍은 지난 2월 가로 6.5cm, 세로 6.5cm 크기의 모듈에 400개 이상의 부품이 내장된 고성능·고집적 AP 모듈을 개발한 바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24일 LG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로보틱스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문 대표는 로봇용 부품사업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LG이노텍은 현재 로봇 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구체적인 협력 소식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LG이노텍이 협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는 2026년부터 실제 사용에 일부 적용될 것”이라며 “해당 업체들과 카메라 쪽은 상당히 많이 협조를 하고 있고, 그 외에도 핸즈(손)나, 관절 등 모터 분야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분야는 센싱∙통신∙조명 부품 중심으로 AD(자율주행)·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5조 이상 규모로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캐즘이라고 해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성장 속도가 늦춰진 것”이라며 “지금 수요로 봐서는 올해 연말, 내년쯤 다시 본 궤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7월 완공 예정인 멕시코 공장을 둘러싼 미국 관세 우려에 대해서는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격 인상 등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 생산 기지를 다변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대표는 “멕시코 공장에 양산하고 있는 제품들은 고객사들이 관세를 물기 때문에 당장은 영향이 없다”면서도 “가격에 전가될까봐 걱정하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생산 사이트가 국내에도 있고, 베트남에도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있기 때문에 여러 사이트를 잘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 성과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이노텍의 주력 제품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공급 중인 카메라 모듈이다. 카메라 모듈이 포함된 광학솔루션 부문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84%에 이른다.

문 대표는 “광학솔루션 사업은 모바일 쪽이다 보니 1년 단위로 새로운 제품이 나오지만, 반도체나 전장은 2~3년 정도는 더 걸린다”며 “많은 고객사와 동시에 반도체,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개발을 진행 중이라 올해부터 조금씩 양산되는 것들이 있고, 내년, 내후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주는 1년에 4~5조씩 하고 있지만 보통 매출 규모가 나오는데 2~3년 정도 딜레이가 있는 것 같다”며 “올해 4분기쯤에 (신사업 매출) 비중이 올라가는 게 숫자로 보일 것 같고, 내년부터는 사업 실적 전체에서 회사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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