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취임 번복…주총서 황 대표 사내이사 선임
황준호 대표 “위험자산 줄이고, 새로운 기회 포착 나설 것”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 <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이 황준호 현 대표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당초 신규 선임키로 했던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이직을 번복한 데 따른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4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다올투자증권은 신임 대표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를 선임했다. 하지만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지연되면서 임 대표는 돌연 취임을 취소했다. 그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여러 가지 사유로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M&A 과정에서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중대한 시기에 회사를 떠나는 것은 현실적‧법률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다올금융그룹 이병철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를 믿고 손을 내밀어 주셨음에도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대표의 이러한 결정은 다올투자증권 측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올투자증권 측은 급하게 정정공시를 내고 황 대표의 연임안을 상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 242억원과 영업손실 309억원을 기록, 수익성 제고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 증권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환경에서 수익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에 따라 연간 456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반영돼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전 대표도 회사의 경영 악화를 우려하며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도 큰 폭의 영업적자가 지속돼 주주로서 깊은 우려가 된다”면서 “현 시점에서 주주행동을 이어가기보다는 회사가 경영 쇄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에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1일 열린 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서는 별다른 주주행동 없이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구원투수’로 한양증권에서 4연임을 하며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린 임 대표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입이 무산되면서, 황준호 대표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대손충당금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발생에 따른 부분이 컸으며, 기존 대표 체제의 유지를 통해 조직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은 희망적으로 평가된다.
그간 황 대표 체제 하에서 다올투자증권은 수익 개선세를 보이는 데 성공했으나, 2023년 급격한 업황 악화로 중소형 증권사 전반의 실적이 크게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앞서 황 대표는 2023년 취임 이후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강화에 주력하면서 인력을 영입하는 등 적극 공세를 폈다. 그 결과 S&T 부문에서만 15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당해 4분기 흑자를 내, 4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듬해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인해 중소형사로서 타격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올해 그는 기존 사업부문 강화와 함께 신규 수익원 창출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황 대표는 올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방향으로 △IB부문은 기존 채권 회수에 집중해 성장 모멘텀 회복 주력 △사업장 관리강화를 통한 위험자산 축소와 추가 수익 확보 △주력 수익원으로서 FICC(파생상품) 및 채권부문의 역할 강화 △에쿼티(Equity, 자기자본투자) 부문의 운용경쟁력 회복 △리테일부문의 온라인 영업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한 전환 및 흑자전환 등을 언급했다.
황 대표는 “지난 2년간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기대만큼의 성과는 아니었지만 흑자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사업부문은 기존 역량 강화와 함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굴해야 한다”며 “회사가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오히려 원칙과 기본을 단단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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