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난해 디스플레이 매입액 약 7조원…전년비 29%↑
중국, LCD 패널 시장 장악…생산량 조절 통해 가격 통제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중국 약진…프리미엄 점유율 늘려

삼성전자 모델이 2025년형 AI TV 신제품 'Neo QLED 8K(85QNF990)'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TV용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TV 시장 1위 삼성전자가 원가 부담 증가,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시장을 장악하고, 가격을 통제하면서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매입액은 전년 대비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중국 TV 제조사가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등 LCD 기반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면서 TV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14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매입액은 7조582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5조8624억원과 비교하면 29.3% 증가한 수치다. 전체 원재료 매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에서 11.2%로 커졌다. 주요 매입처는 중국 CSOT와 대만 AUO다.
지난해 글로벌 TV 수요 회복에 따라 TV 생산 실적이 증가한 가운데, 패널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3% 성장한 2억993만대를 기록했다. 이 중 삼성전자의 TV·모니터 생산 실적은 4009만대에서 4135만대로 100만대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TV 출하량에 비해 패널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1% 상승했다.
패널 가격 상승세는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생산량 조절을 통해 가격을 통제한 영향이 컸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대형 LCD 패널에서 철수하는 등 한국과 일본 경쟁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모두 철수하면서 중국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탓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CSOT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 받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2025년형 AI TV 신제품 'Neo QLED 8K(85QNF990)'와 'OLED(83SF95)'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중국은 LCD 패널 주도권을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업체들이 자국 기업과 손잡고 안정적인 패널 공급망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TCL은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CSOT를 통해 완제품·디스플레이 수직 계열화에 성공하며 전 세계 TV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29%로, 2023년 41% 대비 12%p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TCL은 20%를 기록하며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하이센스 역시 16%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LCD 기반 미니 LED TV 등을 앞세워 국내 업계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AI(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TV 신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강화하고,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Neo(네오) QLED 제품의 AI TV 모델군을 7개 시리즈로 확대하고, OLED도 기존 10개에서 14개 제품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Neo QLED·OLED의 AI TV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AI 기능이 탑재된 QLED 신모델도 이르면 내달 선보이며, AI 스크린 대중화에 본격 시동을 건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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