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중 최초 ‘자기자본 10조원’ 예약…한투증권, IMA 시장 선점 결행

시간 입력 2025-03-12 18:01:18 시간 수정 2025-03-12 18:01:18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7천억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작년말 자기자본 9.3조로 10조 돌파 눈앞
국내 증권사 중 최초…IMA 진출·발행어음 한도 증대·글로벌 진출 활성화 등 효과 기대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에 도전한다. 이달 중 금융위원회의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제도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요건 충족과 동시에 고지 선점을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 보장을 조건으로 고객의 예탁금을 받아 투자 및 운용하는 계좌다. 발행어음과 달리 발행 한도도 없으며 금리도 확정되지 않아 수익을 내는 만큼 투자자에게 분배된다.

주 투자대상은 기업대출 및 회사채 등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모험자본을 보다 다양하게 공급받을 수 있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보다 안전하게 고수익을 보장받는 장점이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7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만기일은 30년(2055년 3월 28일까지)으로, 이달 28일 청약과 납입 예정이다. 발행 규모는 기존 자기자본의 약 7.5% 규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건은 증자가 아닌 기존 신종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한 채권발행”이라며 “자기자본 규모 증가 여부는 추후 1분기 결산 종료 후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채무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만약 예정대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도 증가하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가 이번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9조3182억원이었다. 이에 7000억원의 자본 증가율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하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한 증권사가 된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9조9012억원으로, 이 기간 동안 추가적인 증자가 일어나지 않는 한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한 ‘10조’ 증권사 지위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은 IMA 사업 인가 및 진출을 위한 규모 확장과, 발행어음 한도의 확대 및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IMA 진출에 의욕을 보여 왔다. 그는 제도 정비 완료 시기에 맞춰 사업자 지정을 검토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금융 활성화라는 제도 취지에 맞게 대부분의 자금이 기업금융으로 제공돼 IB 부문의 활성화가 예상되고, 이를 통해 회사의 몸집이 커지면 글로벌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미 IMA 인가 최소 조건인 자기자본 8조원은 달성했으나, 당국 인가 신청에 앞서 더욱 여유롭게 자기자본 요건을 확충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IMA 라이선스 취득으로 강점인 부동산 PF 및 인수금융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발행어음 한도를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IMA 출시는 신규 자금조달 측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글로벌 진출’ 방향성에 따른 규모 확장의 의미도 있다. 글로벌 IB 대비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국내 증권사들은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이에 규모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한 한 대학 채용설명회에서 “한국 금융도 이제 글로벌 수준에 도전할 토대가 마련됐다”며 “국내에 묶인 우리 가계의 자산을 해외투자로 돌려 높은 수익률로 돌려드리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사명”이라고 발언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 스티펄사와 합작법인인 ‘SF크레딧파트너스’를 설립했으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투자 유치 중개에도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용순자본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순자본비율 상승, 조정순자본비율 상승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이 증가해 발행어음 발행한도가 지난해 말 18조6000억원에서 약 2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에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으며, 이번 7000억원 인수를 고려할 때 3개월 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이 1조원에 달한다”며 “자회사에 대한 유상증자, 지급보증 등을 고려 시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 지원 부담이 존재할 것이나 배당수익 수취 등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가 증가하는 등 자본 확대가 지속돼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 9월말 124.2%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