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경영분석 조직 통해 재무 환경 개선
운영 개선 기반 세계 최고 수준 원가 경쟁력 확보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 더 많은 순현금 상태 달성”
최태원 리밸런싱 성과…“재무 건전성 제고 박차”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올해 ‘운영 개선 2.0’을 실현해 ‘순현금(Net Cash)’ 구조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엄재광 SK하이닉스 경영분석 부사장은 10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써 온 덕분에 성공적으로 다운턴(하강 국면)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SK는 올해 더욱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엄 부사장과 경영분석 조직은 ‘최고의 원가 경쟁력 달성 및 메모리 밸류업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SK의 재무 환경을 빠르게 개선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7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3조4673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실적 반등을 이뤄낸 것은 철저한 손익 관리, 원가 및 수익성 분석, 경제성 시뮬레이션 등 경영분석 조직의 전략적 지원 덕분이라는 게 SK의 설명이다.
엄 부사장은 “다운턴 시기의 어려움 때문에 지난해에는 안정적인 재무 환경 구축이 최우선 과제였다”며 “경영분석 조직은 급변하는 환경에 따라 적기에 손익을 산출·분석해 재원을 최적화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엄재광 SK하이닉스 경영분석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전 조직과 사업 부문에 최적화된 재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엄 부사장의 균형 잡힌 의사결정이 주효했다.
엄 부사장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재무의 한 축인 경영분석 조직을 이끌고 있으나 커리어의 시작은 제조·기술 분야였다. 따라서 그는 제조·기술 업무와 재무 지원 업무 사이의 균형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엄 부사장은 “재무 조직이라고 하면 흔히 비용 절감을 위한 부서로만 인식되곤 한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제조·기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이어 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재무뿐 아니라 제조·기술 현업에서 만족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엄 부사장의 철학은 경영분석 조직의 인재 구성에도 반영됐다. 실제로 경영분석 조직 구성원의 절반가량은 기술·제조 현업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엄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인 만큼 재무 지원을 담당하는 경영분석 조직에서도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재무 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성된 TF(태스크포스)도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메모리 업계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SK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하며, 기술력 뿐만 아니라 경영 리더십까지 입증했다.
엄 부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면서도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 정신과 원팀스피릿(One Team Spirit)을 바탕으로 꾸준히 달려온 결과, 예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엄 부사장을 중심으로 재무 환경 개선에 매진해 온 SK하이닉스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재무 건전성을 더욱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프로세스 및 체질 개선을 통한 효과를 수치화하고, 고도화된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영 개선 2.0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엄 부사장은 “올해 SK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운영 개선 2.0 추진을 가속화해 보유 현금이 차입금보다 더 많은 순현금 상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조20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조5873억원 대비 무려 47.7% 확대된 수치다.
SK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 개선을 적극 추진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늘리고 차입금은 점차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재무 환경 개선 의지와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최 회장은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Big Wave)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그룹 ‘리밸런싱(Rebalancing)’을 본격화했다.
최 회장은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운영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 활동이자 경영 전략이다.
당시 SK그룹은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 회장의 의지에 발맞춰 주요 계열사들은 운영 개선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고, 최근엔 SK그릅의 손익·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운영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그룹 재무구조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SK하이닉스가 운영 개선의 최선봉에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SK하이닉스는 운영 개선 2.0 실현에 박차를 가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분야인 AI(인공지능) 시장 선점 노력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본원적 경쟁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본질적으로 보유한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의미한다”며 “보다 신속하게 운영 개선에 나서고, 경영 내실을 강화하게 되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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