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 수십조 투자하고 보조금 못 받나…트럼프 돈줄 옥죄기, ‘전전긍긍’

시간 입력 2025-01-31 09:22:32 시간 수정 2025-01-31 09: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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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보조금·대출금 지급 중단 입장 천명
“미 법원 보류 명령에 한숨 돌렸지만…위기는 여전”
K-반도체, 천문학적 투자 헛일 되나 우려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CSA)’ 등에 따른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진영에 비상벨이 켜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29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미국 정부가 CSA 보조금 지급을 확정한 계약을 이행(honor)하겠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읽지 않은 무엇도 이행할 수 없다”고 답했다.

러트닉 장관 지명자는 CSA에 대해 “반도체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대한 훌륭한 착수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리가 그것들을 검토해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 중단을 공식화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28일(현지시간) 배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대행은 각 정부 기관에 보낸 메모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프로그램’, ‘청정 차량을 위한 세액 공제’, ‘첨단 제조·생산 세액 공제’ 등 연방 정부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같은날 보류 명령을 내리며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백악관은 연방 정부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집행 잠정 중단 지시 문서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당장은 트럼프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됐으나 해당 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큰 만큼 조만간 이 조치가 현실화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조금이나 저리 대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CSA,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대만 등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에 지은 반도체공장을) 이후 다시 자국으로 가져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도 CSA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며 정면 비판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만약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 중단 조치가 시행되면 CSA, IRA 등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받기로 한 보조금, 대출금, 세액 공제 혜택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지급이 결정된 수천억~수조원 규모의 보조금이 줄면 미 현지 공장 착공 및 생산 지연 등 기존에 세워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K-반도체는 바이든 행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미 현지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미 텍사스에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2030년까지 누적으로 약 450억달러를 투자해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키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AI용 AVP(어드밴스드패키징)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을 중단할 경우 삼성·SK의 미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인 조치가 가져올 위기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상황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계속해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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