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독주’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8조 시대 개막…“TSMC와 원팀 구축, 6세대 HBM4 양산”

시간 입력 2025-01-23 17:37:15 시간 수정 2025-01-23 17: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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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영업익 23조4673억원…“사상 최대”
AI 메모리 ‘HBM3E’ 12단, 올해 공급 대폭 확대
TSMC와 ‘원팀’ 구축해 6세대 ‘HBM4’ 개발·양산
연내 HBM4 납품 시작 목표…“고객사 적기 공급”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도해 온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최강자’ 굳히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초 삼성 반도체보다 먼저 적자를 탈출했던 SK는 같은해 4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연간 영업익도 23조원을 웃돌며 삼성을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만년 2등’이라는 타이틀을 뗀 SK하이닉스는 올해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드높인다는 뜻도 내비쳤다. 대만 TSMC와 손잡고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양산 준비를 올 하반기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것이다. 이어 연내 공급을 시작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9조76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23년 4분기 11조3055억원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은 8조828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 3460억원과 비교해 무려 2236%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 기반의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구축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힘입어 연간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으로, 2023년 32조7657억원 대비 10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7조7303억원에서 23조4673억원으로, 대규모 흑자전환 했다.

지난해 매출은 종전 최고였던 2022년(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HPC(고성능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제품 시장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돼 올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따라, SK는 올해 5세대 HBM ‘HBM3E’ 공급을 늘리고, HBM4도 서둘러 개발해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적기 공급키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다”며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HBM3E 12단은 당초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SIC(주문형 반도체) 기반의 고객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하며 고객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의 경우, 올 하반기 중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연내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4는 기술 안정성과 양산성이 입증된 1b나노 기술을 적용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며 “HBM4는 12단 제품을 먼저 양산하고, 이후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으로, 내년 하반기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어드밴스드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 기술을 HBM3E에 선제 적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HBM4 16단 양산에도 적용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TSMC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의 경우,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해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이다”며 “이를 위해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협업한다”고 설명했다.

1월 7~10일 나흘 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내 SK 공동 전시관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HBM3E’ 16단 샘플. <사진=오창영 기자>

HBM을 제외한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전략도 내놨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주요 응용처의 수요 둔화,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 등으로 인해 제품 가격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DDR4, LPDDR4 등 범용 D램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과 DDR5 같은 고성능·고사양 제품은 수요 증가로 수급이 타이트한 반면, DDR4와 LPDDR4 같은 범용 제품은 수요 감소가 가속화하면서 제품별 수요 디커플링 양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DDR5 등 고부가 제품과 관련해선 “최근 (중국 업체의) DDR5 개발과 판매가 거론되며, DDR 시장의 영향력이 우려된다”면서도 “고성능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적용하는 D램 선단 공정과 후발 업체가 적용하는 기술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품질과 성능에 확실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 제재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는 선단 공정 개발 과정에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양한 AI 메모리 제품 개발을 통해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AI 시장 중심의 견고한 HBM 수요를 바탕으로 HBM 생산 극대화를 추진하고, 일반 D램에 대해선 시장 성장률 수준으로 생산량을 소폭 늘릴 계획이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기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 기조를 이어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용 SSD를 제외하고 제한적으로 생산을 유지해 왔다”며 “앞으로도 낸드는 수요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현재와 같은 운영 기조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재고 정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 M15X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올해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투자 규모는 고객과 이미 협의한 물량 공급을 위한 HBM 투자와 미래 성장 인프라 확보를 위한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팹 건설로 지난해 투자금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다”며 “인프라 투자는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M15X를 올 4분기 중 오픈할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의 경우, 2027년 2분기 오픈을 목표로 올해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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