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트럼프 취임 속 ‘반도체 보조금’ 받았다… 삼성·SK, 수혜 기대감↑

시간 입력 2025-01-21 17:16:13 시간 수정 2025-01-21 17: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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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TSMC에 보조금 15억달러 지급
TSMC “트럼프, 지원금 지급 유지할 것”
러트닉 차기 상무장관도 CSA 지속 의지
한숨 돌린 삼성·SK, 보조금 지원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만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일부를 받았다고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무부 장관 지명자도 ‘반도체 지원법(CSA)’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앞선 계약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1위인 TSMC의 웬들 황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CSA에 따른 보조금 지급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황 CFO는 미국 C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미 첫 번째 보조금으로 15억 달러(약 2조1584억원)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TSMC가 받기로 한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4954억원)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TSMC의 보조금은 인텔(78억66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보조금 전액을 지급 받지 못했다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보조금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총 650억달러(약 93조5545억원)를 투입해 첨단 반도체공장 3곳을 짓는 TSMC에게 재정적으로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TSMC의 첫 번째 공장은 완공된 상태다. 약간의 생산 지연 끝에 지난해 4분기부터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TSMC는 아직 두 개의 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보조금이 지원될 경우, TSMC는 반도체공장 건립에 필요한 재원을 일부 보전 받게 된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셈이다.

황 CFO는 “제조 공장 건설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CSA에 따른) 보조금이 계속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 정책을 이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지명자도 CSA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TSMC에 대한 미 정부의 보조금 지급, 차기 미 상무부 장관의 언급 등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 온 행보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대만 등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에 지은 반도체공장을) 이후 다시 자국으로 가져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도 CSA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며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AI(인공지능) 특수를 타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지원법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며 “반도체 지원법 일부 수정 또는 축소 가능성이 있는 만큼 K-반도체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CS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 받기로 한 반도체 업체 중 한곳이 실제로 지원금을 받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 정책 책임자가 CSA 유지를 천명한 만큼, K-반도체의 보조금 수혜 가능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미 현지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미 텍사스에 170억달러(약 24조497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2030년까지 누적으로 약 450억달러(약 65조8450억원)를 투자해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키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7000만달러(약 5조5759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AI용 AVP(어드밴스드패키징)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사진=경계현 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K-반도체의 공격적인 대미 투자에 당시 바이든 행정부도 화답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CSA에 근거해 삼성전자에 47억4500만달러(약 6조8366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달러(약 6599억원)의 보조금과 5억달러(약 7204억원)의 대출 지원을 확정 받았다.

추후 K-반도체의 대미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첨단 반도체공장 건립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삼성·SK에 대한 보조금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집행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다만 최근 미 현지에서는 보조금 대신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위해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이에 CSA에 따른 보조금 지급이 앞으로 잘 이뤄질 수 있을지 불확실성 또한 잔존한다.

또 만약 보조금을 주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로 달거나 투자를 더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 정책과 대중 제재 변화 가능성 등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보다 우세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기평은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지원 비중을 높이거나 동맹국 업체에 대한 요구 사항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며 “이는 곧 K-반도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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