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75조·영업익 6.5조…시장 전망치 하회 ‘어닝 쇼크’
범용 D램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 HBM 공급 지연…DS 실적 감소
모바일·TV도 주춤…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시장 경쟁 심화
반도체 한파 1분기까지 이어질 듯…2분기 HBM 본궤도 진입 기대감
삼성전자가 4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IT 수요 약세로 주력인 범용 메모리의 수익성이 악화된 때문으로 보인다. 모바일 사업 또한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등의 여파로 실적을 지지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 2조1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0.5% 늘었다. 다만 전 분기 대비 각각 5.2%, 29.1%씩 줄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측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77조4035억원, 영업이익 7조9705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9%, 398.17%씩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인 302조5607억원, 34조2607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 직격타…범용 메모리 부진·HBM 공급 지연 이중고
잠정 실적 발표에서는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4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업황 악화의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DS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안팎에 그친 것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 Conventional(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도 불구,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며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부진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 하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범용 메모리 시장의 경우 모바일, PC 등 IT 시장 위축으로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반도체 업계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은 IT향 범용 D램 수요 부진을 이유로 다음 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실적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더불어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전달 대비 20.59%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고정가도 같은 기간 29.8%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공급이 지연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필수품으로 꼽히는 HBM의 경우 수요가 견조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은 상태다.
◆‘경쟁 심화’ TV·모바일 실적도 주춤…실적 회복은 2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 제품인 HBM3E의 납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공급망에 들어서지 못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CEO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와 관련해 “현재 테스트 중”이라며 여전히 진행 단계라고 못 박았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HBM·서버향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다”며 “여기에 스마트폰, PC 수요 둔화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버팀목이었던 모바일 사업 또한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공개되는 1, 3분기와 달리 4분기는 판매량을 이끌어낼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으면서 실적을 지지하지 못했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TV 사업 역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TV,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실적에 대해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메모리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HBM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를 지나면 D램과 파운드리가 전사 실적 반등을 이끌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 및 HBM3E 사업 본궤도 진입으로 인해 2분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모바일 사업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사업부는 3조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체 영업이익(6조6060억원)의 53%를 견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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