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국가 산단, 당초 일정보다 3개월 빨리 지정
착공 시기, 2030년 6월서 3년 6개월 앞당겨질 듯
정부, 특화 조성 계획도 마련…내년부터 보상 실시
화성·기흥-평택-용인 ‘삼성 반도체 삼각 편대’ 구축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에 36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 산업단지(산단)로 지정되면서, 반도체 클러스트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계획보다 3년 반가량 앞당겨진 2026년 12월께 용인 클러스터 착공에 본격 돌입한다는 목표다. 용인 반도체 단지는 최근 AI 메모리 경쟁력 약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 산단 지정 행사를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에 대한 특화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토교통부(국토부), 경기도, 용인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삼성전자 등이 참석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 용인 처인구 남사읍 일대 728만㎡(약 220만평) 부지에 대규모 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60곳 이상이 입주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삼성전자가 공언한 300조원을 포함해 최대 360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가 완전히 준공될 경우, 160만명의 고용과 40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 등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당초 내년 3월 예정이었던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계획 승인을 3개월 앞당겨 마무리 지었다. 통상 4년 이상 소요되는 산단 지정 기간을 1년 9개월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승인 일정 단축으로 정부는 오는 2030년 6월 조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 경영전략담당 사장이 26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 산단 지정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 조기 착공으로 기존 화성·기흥-평택에 용인을 새로 연결하는 ‘반도체 삼각 편대’ 를 조기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 산단으로 지정됨에 따라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HBM 경쟁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PC 및 스마트폰용 D램을 중심으로 중국 칩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1위 대만 TSMC를 따라 잡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도 삼성전자와 TSMC 간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10%선 아래로 추락했다. 반면 TSMC는 64.9%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삼성 내부에서도 삼성 반도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이날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지정 행사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사업의 위상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반도체 강국 입지를 다져왔지만, 최근 국가 안보 핵심 자산인 반도체 분야에 미국, 중국 외에 인도 등 신흥 국가들도 뛰어들면서 주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를 겨냥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본격화 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당장, 화성·기흥-평택-용인 등 경기 남부권을 연결하는 ‘반도체 삼각 편대’가 구축되면 현재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오늘날 위중한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려면 용인 클러스터의 칩 생산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선제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용인 국가 산단 지정을 시작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일정 내에 제대로 조성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발전과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정부는 반도체 국가 산단 조성을 위한 토대를 다진데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특화 조성 계획도 내놨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업계의 목소리에 십분 공감했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시간 단축을 위한 중요한 열쇠인 원주민, 이주 기업 등에 대한 보상책을 내놨다. 산단 남서쪽 창리 저수지 일대에 37만㎡(약 11만2000평) 규모의 이주자 택지를 조성하고, 북서쪽에 50만㎡(약 15만1000평) 규모의 이주 기업 전용 산단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또한 이주자 택지를 공급받지 못하는 임차 가구를 위해선 산단 인근에 공공 임대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주민 생계를 위해 LH 발주 사업에 대한 원주민 단체 사업 위탁을 활성화하고, 산단 내 입주 기업에 주민 고용도 추천한다. 원주민이 현금 보상 대신 근린생활시설 용지 등을 공급받길 희망하는 경우, 대토 보상 확대 시행을 통해 재정착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원주민과 이주 기업, 국토부, 경기도, 용인시, LH로 구성된 민·관·공 협의체 기능을 강화해 긴밀한 소통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용인 국가 산단과 배후 주거지인 용인 이동읍에 공공 주택지구를 통합 개발하고, 이동 주택지구를 문화 중심지로 육성해 ‘산업 중심 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에 이동 주택지구 228만㎡(약 69만평)에 1만6000가구를 조성하고, 팹 1기가 가동되는 2030년에 맞춰 첫 입주가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다.
산단과 인접하거나 연결된 수변공간 등을 중심으로 복합 문화공간 등도 조성한다. 이동지구와 이어지는 송전천 양측을 중심으로 공원만 10개가 만들어진다.

26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 지정 행사. <사진=연합뉴스>
교통 인프라 확충안도 마련됐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산단을 관통하는 국도 45호선 이설·확장 사업 중 산단 내 구간을 2030년까지 우선적으로 개통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산단 중심으로 격자형 고속도로망을 구축하고,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도 서둘러 조성해 주민의 출퇴근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 마련된 특화 조성 계획은 법률 개정 없이도 추진이 가능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보상 등 후속 절차에 적용되도록 준비 작업에 착수하는 등 특화 조성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용인 국가 산단 조성이 완료되면 주변 교통 문제가 큰 이슈가 될 것으로 판단돼 지방도 확장이 꼭 필요하다”며 “나머지 연계 교통도 모두 적극적으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6년 말 부지 착공을 위해 토지 보상도 일정 내에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조기 지정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이뤄낸 값진 결실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용인 국가 산단을 흔들림 없이 신속히 조성해 나가면서 ‘우리나라 랜드마크 산단’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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