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기대 밑도는 실적…삼성·SK, 4분기 실적 전망치 줄줄이 ‘하향’

시간 입력 2024-12-20 17:40:00 시간 수정 2024-12-20 17: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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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2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하회 전망
“모바일·PC용 등 범용 D램 수요 부진”
삼성·SK하이닉스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중국발 D램 공급 과잉도 악영향

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최근 시장의 기대치에 밑도는 내년도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반도체 겨울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공지능(AI) 확대로 HBM(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PC, 스마트폰 등 IT 주요 소비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기조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주요 투자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점차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2025년 1분기(2024년 9월~11월) 매출액이 87억1000만달러(약 12조6600억원), 주당순이익(EPS) 1.7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86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로 꼽힌다. 이 기간 마이크론의 매출 성장을 이끈 것은 HBM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반도체에 쓰인다. 마이크론은 이날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급증했고, 기업용 SSD(솔리드스트레이트드라이브)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이크론이 그 다음 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 큰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론이 전망한 2분기 매출액은 77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89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 또한 시장 예상치(1.92달러)보다 낮은 1.33~1.53달러를 제시했다.

마이크론이 이처럼 내년 초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춘데에는 PC, 모바일 등 주요 IT 소비 제품 수요 둔화로 범용 D램 수요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AI 특수로 관련 메모리 칩인 HBM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아직까지 전체 실적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범용 제품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론은 “HBM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으로 실적 기대치도 낮아졌다”이라며 “HBM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1년 전보다 400% 증가해도 소비자 기기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이 내년도에 하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9% 하락한 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지원금 6600억원을 확정했으나, 전날 대비 3.17% 내린 16만8500원을 기록했다.

당장, 두 회사의 올 4분기 실적 전망치도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향 HBM 납품이 지연되는데다 범용 D램 수요도  둔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9조7078억원에서 4200억원 가량 낮아진 9조7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에 HBME3를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실적 하락폭이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8조1898억원에서 이날 기준 8조481억원으로 소폭 내렸다.

반도체 수요 부진과 함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의 범용 D램 생산 확대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CXMT 등의 저가 물량 공세로 지난 11월 PC용 DDR5 16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4.05달러 대비 3.7% 내린 3.9달러를 기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8조2000억원, 8조원으로 전망된다”며 “범용 수요 부진 속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에 다른 부정적 가격 형성 심리가 있으며,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특히 가파른 가격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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