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시장 회복 20조 실탄 장전…차세대AI 메모리 투자 지속

시간 입력 2024-12-08 07:00:00 시간 수정 2024-12-06 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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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1년만에 잉여현금흐름 증가액 31조원↑
차세대 반도체 확보 각축전…삼성, 복합 R&D 단지에 20조원
SK하이닉스, 오는 2028년까지 총 103조원 반도체 사업 투자

올해 들어 반도체 시장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흐름(FCF)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안정적인 자금 사정을 기반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V낸드와 같은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전개해 반도체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500대 기업 내 상장사 중 261개 기업의 3분기 개별기준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을 더하면 19조2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뺀 수치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알려주는 지표이자 연말 배당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 증가액은 500대 기업 중 톱3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 증가액은 삼성전자가 21조2246억원, SK하이닉스는 10조3177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증가액은 5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 증가액(41조7449억원)에 약 76%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 36GB HBM3E 12단 제품.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특수를 누리면서 잉여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특히 AI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인 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로 집계됐다. 삼성과 SK 점유율만으로 90%를 웃돌면서 사실상 K-반도체가 대부분의 HBM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K)’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R&D 단지다.

해당 단지는 10만9000㎡(약 3만3000평) 규모로, 오는 2030년까지 총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내년 중순 R&D 라인을 우선 가동하면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삼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 기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EUV(극자외선) 노광 설비, 신물질 증착 설비 등 최첨단 생산 설비를 도입한다. 또 웨이퍼 두 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을 도입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산실로 육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5년간 총 10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 한다는 구상이다. 이 중 HBM 등 AI 메모리 분야에 약 80%를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HBM3E 16단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공언했다. 현존 최대 용량인 48GB를 구현한 ‘HBM3E’ 16단 제품을 내년부터 상용화 할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6세대 HBM인 ‘HBM4’부터 16단 제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고객사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최고층 321단 1테라비트(Tb) TLC 4D 낸드를 양산했다. 업계에서 300단이 넘는 낸드를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적층 경쟁이 지속되면서 내년 중 삼성전자를 비롯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모두 400단 낸드를 출시하고, 오는 2030년에는 1000단 낸드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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