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역량 강화’ 조직 싹 바꿨다…신규 임원 절반 축소, ‘리밸런싱’ 가속화

시간 입력 2024-12-05 18:00:00 시간 수정 2024-12-05 17: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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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호·안현 사장 승진…신규 임원 3분의 2 기술 특화 인재
‘트럼프 2.0’ 대비 미 대관업무 강화…폴 딜레이니 부사장 기용
신규 임원 수 전년 대비 대폭 축소…그룹 리밸런싱 기조 유지
최 회장 장녀 최윤정…SK㈜ ‘성장 지원’ 겸직, ‘성장동력’ 발굴

SK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연구개발(R&D), 생산 등 기술·현장에 특화된 인재들을 전면 배치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내년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북미 대관 조직을 강화하고, 전 사업부문에 걸펴 AI(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 인사는 2명, 신규로 선임된 임원은 총 75명이다. 지난해(82명)와 비교하면 신규 임원 규모는 소폭 줄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해온 ‘그룹 리밸런싱(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사업 우선순위 조정, 조직 슬림화 기조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SK그룹의 신규 임원 규모는 2022년 164명에서 2023년 145명, 2024년 82명 등으로 계속해서 축소되는 추세다. 전년 대비 신규 임원수가 절반이 조금 넘는 56%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인사로 SK디스커버리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 선임됐다. 손 사장은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안현 N-S 커미티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개발총괄(CDO)을 담당하게 됐다. 안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마켓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D램과 낸드 기술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그룹은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는 한편, 신규 선임 임원 중 3분의 2를 사업, 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로 배치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의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SK온은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한다. 신 총괄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실행력을 높이고, 전략·재무·구매·기획 조직 간 협업 강화로 배터리 밸류체인 최적화에 앞장선다.

특히 SK그룹의 인사에서는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 대관 총괄로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기용한 것이 눈에 띈다. 내년 초부터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대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지난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그룹 미주 GR을 총괄하도록 역할이 확대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SK>

그룹 및 계열사의 AI·디지털 전환(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진행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 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TF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가 AI 추진단으로 확대되고,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도 나선다.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SK는 11월 ‘SK AI 서밋’에서 관련 생태계 확장 및 반도체·바이오 등 제반 사업을 아우르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중심 인사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며 “연중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최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그룹 차원의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신설된 조직을 추가로 맡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최 본부장은 SK㈜에 신설된 조직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한다. 성장 지원은 SK㈜가 ‘AI 혁신’과 함께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이번에 신설한 조직이다. 최 본부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바이오 관련 전문성 및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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