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일부 중국 판매
산업부 “미국과 국내 기업 미치는 영향 고려해 긴밀히 협의”
미국 정부가 중국이 인공지능(AI) 구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중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한 가운데, 정부는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이번 조치 및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에 따라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날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FDPR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스택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HBM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수출 통제를 받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에 HBM 일부를 수출하는 삼성전자가 이번 통제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미국 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당장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이번 조치는 미국이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조치이나, 한미동맹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양국간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이번 조치의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양국 기업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지속 점검하며 기업의 수출 애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방안 모색에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상무부는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SME)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도 발표했다. 또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특정 반도체 장비와 관련 부품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만드는 일부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무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통제 제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여기에는 주요 반도체 장비 수출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총 33개 국가가 해당된다. 그러나 한국은 명단에서 제외돼 한국 기업이 수출 허가 면제 국가에 소재한 기업과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부는 “반도체장비의 경우 통제 대4상이 미국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성이 큰 첨단 수준 반도체 장비로 설정돼 있고, 이와 관련된 국내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파악돼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